'두바이 쇼크'가 국제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 소유 최대 지주회사인 두바이월드가 채권단에 채무상환 연장을 요청했다는 사실상의 '모라토리엄' 선언 소식으로 26일에 이어 27일도 세계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유가와 금값은 급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두바이 쇼크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은 가격이 오르고 있다.
◇ 주요 증시 급락..유럽증시 장중 반등
이날 미국 뉴욕 증시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전날 추수감사절 휴일로 휴장해 '두바이 쇼크'를 하루 늦게 맞이한 뉴욕증시는 개장 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가 2% 넘게 하락하는 급락세로 출발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163포인트(1.6%) 떨어진 10,301선에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8% 내린 2,137선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7% 떨어진 1,091선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 주요 증시는 전날 3%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주요 지수가 1~3%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장중에 반등에 성공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100,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지수는 오후장 들어 1% 안팎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지수도 0.7% 가량 상승세다.
유럽연합(EU) 경기체감지수(ESI)가 8개월 연속 상승, 경기회복론을 탄탄하게 뒷받침한 것 등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킨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4.7% 하락한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지수 3.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2.4%, 홍콩 항셍지수 4.9% 등 2~5%의 하락률을 기록했는데 한 때 투매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두바이 쇼크로 특히 금융주가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도 씨티그룹,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등은 2% 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의 불안지수 또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는 이날 오전 9시42분 현재 24.88을 기록하면서 전날보다 21%나 급등했다. VIX 지수는 앞서 한때 27%나 상승하면서 지난달 말 이후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 안전자산 선호에 달러 상승..유가.금값은 급락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미 달러와 미 국채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안전자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유가와 금값은 급락세다.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여타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6% 오른 75.41을 기록했다.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은 1.4883달러로 1.5달러 수준 밑으로 내려가면서 그만큼 가치가 올랐고 엔-달러 환율은 86.75엔으로 전날보다 0.2% 상승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68%로 0.07%포인트 하락(국채가격 상승)했고 10년 만기 수익률도 0.06%포인트 떨어져 국채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달러가 오르면서 금값은 12월물이 2.3%나 하락한 온스당 1천159.80달러선에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9%나 급락한 배럴당 74.13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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