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전기로. (제공=동부제철) |
동부제철은 지난달 11일 충남 당진에 열연·냉연강판까지 생산하는 전기로 방식의 일관제철소를 완공했다. 이로써 동부제철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어 제3의 일관제철소 시대를 열었다.
이번 전기로 제철소 준공은 1970년대 초 제철사업에 뛰어든 동부그룹의 40년 숙원이었다. 동부제철은 이 제철소를 위해 165만m² 넓이의 기존 아산만 공장 용지에 총 1조500억원을 들였다. 준공까지는 1년 8개월이 걸렸다.
이날 준공식에 참가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마침내 일관제철회사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며 “현재 300만t의 생산규모를 향후 1000만t까지 키워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저탄소 친환경 제철소시대 개막
동부제철 전기로. |
동부제철 전기로 제철공장은 동부제철의 꿈일 뿐 아니라 국내 친환경 저탄소 제철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전기로 제철방식은 기존 고로 방식에 비해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이 25% 수준에 불과하다. 건설 비용도 3분의 1 수준이다.
전기로는 철광석 등 원료를 녹여 제품을 만드는 고로 제철소와는 달리 재활용된 철스크랩으로 곧장 열연강판을 만들어낸다. 본질적으로 ‘재활용 사업’인 셈이다. 공정이 줄어들며 환경 유해가스 배출도 적다.
따라서 이 제법은 1989년 뉴커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뒤 혁신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초기에는 품질에서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 일본 도쿄제철이 도요타 자동차강판 전용 공장을 건설하는 등 기술력도 많이 향상됐다.
특히 동부제철은 이번 전기로 제철공장에 철스크랩 자동 장입설비(콘스틸, Consteel)를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콘스틸은 상단부를 통해 고철을 장입하는 기존 전기로와 달리 측면으로 고철을 넣어 분진 발생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제철 전기로 제철공장의 성공 여부는 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자동차강판 상업생산이 성공한다면 국내 철강사(史)의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동부제철 전기로 제철소 완공식에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이번 전기로 제철공장 완공으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뚝심경영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이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하며 ‘위기에 강한 기업’으로서 진면목을 다시 보여준 것이다.
김준기 회장은 10년 전 IMF 외환위기 때에도 아산만 신냉연공장을 완공한 바 있다. 또 최근 계열사인 동부하이텍이 유동성 위기론에 시달리자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해 유동성 논란을 잠재우기도 했다.
이는 미래 산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김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일. 그는 20년 전부터 전기로 제철사업을 미래 사업으로 점찍고 미국 뉴커사를 수차례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김준기 회장은 준공식에서 “철광석·코크스 등 지하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 나라에 가장 적합한 것이 전기로 제철”이라며 “경쟁력은 있으면서 공해는 없는 정부의 친환경 녹색성장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기에는 품질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동차 강판을 만들 정도로 기술이 향상됐다”며 향후 경영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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