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자 범위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인선 진행 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7일 차기 이사장 자리에 지원한 10여명 가운데 서류전형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남상구 고려대 교수 등 6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위는 이들 가운데 3명을 추려 이달내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후보를 최종 추천할 예정이다.
업계는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 김성태 대우증권 전 사장,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남상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주총에 최총 추천될 인사로 유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민간 출신인데다 겉으로 드러나는 MB의 후광이 다소 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모두 증권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배테랑이어서 적어도 업무 능력에서 만큼은 믿을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봉수 부회장은 업계에선 키움증권 창립멤버로 온라인 1등 증권사로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과 청주고 선후배 지간으로 전해진다.
김성태 전 사장은 외국계 금융사 출신으로 글로벌 감각을 지닌 데다 대우증권 수장일 당시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은 바 있다. MB정권과의 관계는 김 전 사장의 부인이 소망교회 신자로 이명박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도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난 5월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두고 김 사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들어 유력 후보의 들러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사장은 참여정부 때 취임한 인사로 대우증권 실적 개선에 상당히 일조했음에도 불구 MB캠프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임기영 현 대우증권 사장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기 때문.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회사 규모를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영남대 출신이라는 점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중 하나다. MB정부 이후 정계, 재계 등 요직에 영남대 출신이 대거 포진돼 있기 때문. 증권업계에선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던 이수화 예탁결제원 사장이 대표적인 영남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선 남삼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유일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남삼구 교수는 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 선임 당시에도 끝까지 경합했던 인물이다. 지난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 비상임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데다 현재 한국기업지배구조센터 원장을 맡고 있어 업무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다. 현재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교수로 재직중이라 최종 후보로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올 3월 하나금융지주가 고대 법학대 출신 김각영 전 검찰총장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MB라인 구축 논란에 휩싸였을 때 남 교수도 같이 선임된 바 있다.
한편, 민간 출신인 만큼 인사 검증 과정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지금까지 알려진 유력 후보들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차기 이사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박종수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의 경우는 우리투자증권 노조가 반대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은 경영이나 인격면에서 모두 좋지 않은 평을 받고 있다"며 "한국 증권시장의 메카인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민간 출신으로 취임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한 기관 인사가 최근 배임혐의 등으로 소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추천위도 인사 검증을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며 "공.·사적인 결함 등이 발견될 경우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 되고 있더라도 이사장 자리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이달 18일로 예정돼 있던 주총이 연기된 이유도 이런 측면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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