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노조 전임자 임금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이 현행 법의 수정 없이 내년부터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1일 성명을 통해 “정부가 노사간 합의 내용에 따라 현행법을 수정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또 “11곳에 불과한 조합원 1만명 이상 사업장에서만 먼저 시행한다는 수정안은 보편적 타당성이 결여됐다”며 “전임자 임금 금지 법안은 반드시 현행대로 2010년 시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사정은 노동계의 최대 화두인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및 ‘복수노조 허용’ 방안을 놓고 지난 10월 말부터 11차례의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한국노총은 지난달 30일 대국민성명을 통해 전임자 급여금지 및 복수노조를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 역시 이날 당정 및 한국노총, 경총이 참석한 4자 회의를 통해 2일까지 노총과 경총이 합의안을 낼 것을 종용하며, 사실상 현행법을 바꿀 수 있다며 입장 변화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한국노총이 명분없는 총파업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타협점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 시행을 미뤄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속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중재안 및 합의설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노조 허용은 3년의 준비기간을 갖고, 전임자 급여지금 금지는 1만명 이상 사업장은 내년 즉시 시행하고, 그 이하는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는 ‘준비기간’이라는 말로 복수노조 ‘재유예’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조합원 1만명 이상 사업장만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를 즉시 시행하자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그 이유로 ▲조합원 1만명 이상 사업장은 11곳에 불과한 점 ▲이들 기업이 전국 노사관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 ▲이들 사업장이 대부분 중소업체와 연계돼 있다는 점 ▲1만명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을 꼽았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조치는 보편적 타당성에 어긋날 뿐더러 시행되면 단위 노사관계는 물론 전국 노사관계가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원안 시행을 주장했다.
단 300명 미만 사업장과 같이 현실적으로 당장 시행이 어려운 경우에만 일정 기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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