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금자리가 주택시장 판도 바꾼다(상) (1)돌풍인가 태풍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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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0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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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보금자리 주변 매물 쌓이고 매수 끊겼어요"

▲원당 뉴타운 3.3㎡당  200만원↓

"시세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거래가 이뤄지질 않아요. 대출 규제 등으로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는 거의 사라지고 원흥지구나 삼송지구 등의 신규 분양에만 관심이 있어요."(경기 고양시 원당역 인근 공인중개사)

지난달 28일 찾은 고양시 원흥지구 인근 부동산 시장은 적막하다는 표현과 정확히 일치했다. 거래를 위해 찾는 사람도 문의도 거의 끊겼다.
 
방문하는 공인중개업소마다 상담하는 손님이 있는 곳이 드물었고,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힘들다는 얘기들 뿐이었다.

고양시 덕양구 원당뉴타운 인근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문의하는 손님도 거래도 거의 없고 시세도 하락세다"며 "1300만~1400만원하던 지분 값이 100만~200만원정도 떨어졌다.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원흥지구 등의 분양가가 워낙 싸니까 그쪽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고양화정 중대형은 5000만원 뚝
이 같은 분위기는 원흥지구에서 좀 더 떨어진 화정지구도 마찬가지다. 개발된 지 이미 10~15년 된 아파트들이 많아 새로운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상당하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100㎡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기존 시세보다 5000만~6000만원이상 하락한 급매물도 시장에 나왔지만 사려는 사람 찾기가 힘들었다고 한 공인중개사는 귀뜸했다.

그는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강화 이후 기존 아파트 시장은 완전히 죽었다"며 "반면 대출 규제에서 벗어나는데다 값이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고양 원당지구에서는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 간에 조그만 분쟁이 있었다. 어떻게든 일반 분양가를 높이려는 조합과 미분양을 걱정한 시공사가 분양가 책정을 높고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결국 시공사의 주변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3.3㎡당 평균 850만원에 불과한데다 경제 상황도 나쁜데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손해를 볼 것이란 논리가 조합을 설득해 당초 조합이 원하던 금액에서 100만원이상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됐다. 

▲"오름세 분양가 보금자리가 끌어낸다"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보합세의 아파트값이 내림세 조짐을 보인다. 최근 분양했던 신규 물량들의 분양가도 높아지는 추세였지만 보금자리주택의 영향으로 약보합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남양주시 도농동 A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보금자리주택지구와 가장 인접해있는 도농역 인근. 이 지역에서 2km 가량만 벗어나면 대단위의 보금자리주택 진건지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보금자리주택 2차 지구로 지정된 이후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가격은 부영그린타운 4단지 105㎡가 3억4000만~3억7000만원, 도농 한화 꿈에그린 107㎡는 3억6000만~3억8500만원 선이다.

이 지역에서 분양을 마친 아파트들은 3.3㎡당 평균 1000만~1200만원선에 분양됐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분양을 마쳤거나 분양 중인 단지들의 분양가는 소폭 상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업계는 남양주지역의 기존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값 변화의 최대 변수가 보금자리주택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놓는다.

남양주 진건 보금자리주택단지가 249만㎡에 1만6000여 가구, 하남 미사지구는 진건보다 배가 큰  546만㎡에 3만6000가구 등이 2012년까지 모두 분양 예정이다. 3.3㎡ 당 1000만원을 밑도는 파격적 분양가는 남양주지역의 주택시장 판도를 바꾸는 '핵폭탄급'이다.

B공인 관계자는 "하남 미사와 남양주 진건은 신도시급으로 남양주 별내의 신규 주택시장의 분양가와 시기 결정의    일대 변수"이라면서 "진건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공급을 앞둔 물량들의 분양가가 종전보다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과 기존 아파트의 수요층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향후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물은 쌓이는 데 매수자는 가물에 콩 나듯

거래가 끊기고 주변 아파트 시세가 정체하는 상황은 또 다른 보금자리주택지구인 하남 미사지구 인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남시 덕풍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팔려는 매물은 있지만 매수자 찾기가 힘들다"며 "시세도 2000만원가량 떨어졌다"고 푸념했다.

그는 또 "내년에 대한 기대도 그다지 크지 않다"고 했다. 내년에는 경기도 살아나고 대출 규제도 없어질 수 있지만 하남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인근에 분양가가 3.3㎡당 300만~400만원 정도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대규모로 분양되는데 누가 비싼돈 주고 근처에 살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하남 부동산 가격이 내년에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남시 세기공인 대표는 "하남에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조성을 계기로 인프라만 제대로 갖춰지면 개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보금자리주택과 차별화가 이뤄지는 민영아파트들이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유희석 기자 xixi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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