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시대 눈앞, 정부지원은 '제로'

커다란 화면을 종이처럼 돌돌 말거나 접을 수 있다. 종이처럼 얇은 이 화면은 충격에 강해 망치로 내리쳐도 깨지지 않는다.

‘휘어지는‘ 전자종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전 세계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연구개발(R&D) 지원이나 공식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는 것.

7일 지식경제부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 등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연합(EU), 미국 등은 정부주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R&D가 한창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1년 정부와 기업체가 공동으로 일본 혼슈 쓰쿠바에 3억 달러 규모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를 설립했다. R&D의 선두주자로 알려진 AIST는 3100명 정도의 연구인력 중 절반 이상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를 담당한다.

또한 정부 주도로 트라딤(TRADIM)이란 연구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플렉서블 액정표시장치(LCD),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핵심 부품인 고성능 플라스틱 기판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대만은 국가연구소인 ITRI 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양산평가가 가능한 센터를 구축해 세계각국과 적극적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영국과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등 EU국가나 미국의 경우도 정부연구소를 설립해 기업에서 요구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관련한 체계적인 지원이 전혀 없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자체연구개발에만 의존하는 한편 공감대 형성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동혁 산업연구원(KIET) 신산업팀장은 “현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수준은 초기단계로 전 세계가 비슷한 수준에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먼저 선점에 이르려면 정부의 R&D 지원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지금은 각국이 R&D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늦어도 2013년이면 제품화 단계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서다.

김현진 KDIA 산업지원팀장은 “이미 기술개발 선점을 두고 경쟁이 치열한 미국이나 EU, 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지원 연구가 열악한 실정”이라며 “시기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기술 단계가 늦지 않은 만큼 정부도 서둘러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성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과장은 “국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지원체계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종합적 지원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구체적인 제품 및 기술 로드맵을 그려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 단계를 위한 연계 부품기업의 노력도 따라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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