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칼리드 A. 알 팔리(Khalid A. Al-Falih) 총재(사진)는 2일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원유의 하루 잉여생산분을 400만 배럴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알 팔리 총재는 이날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 수요가 늘어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람코가 안정적인 원유공급 의지가 있다는 것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투기자본 세력 때문에 수요·공급의 연관관계가 깨지면서 최근 가격 등락폭이 커졌다"며 "석유를 소비하거나 공급하는 사람이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아람코는 안정적인 공급자가 400만배럴의 잉여생산능력을 가져야하고 각국 정부가 투기자본을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전망하지 못할 것"이라며 "아람코는 가격이 너무 급상승해 한국 등 개발도상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가격 안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 팔리 총재는 '두바이 쇼크'에 대해서는 "경제 하강기에는 부동산 위주의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나라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며 "사우디의 경우 금융·부동산 시장이 탄탄하고 아람코도 부채율이 제로여서 두바이 쇼크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 사태는 해당 국가에서 신중하게 접근해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수십 년간은 경제성과 편리성 등을 이유로 화석연료인 석유가 주에너지원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석유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서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면서 "아람코는 석유생산공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회수해서 저장하는 시설(탄소회수장치)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세계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프로젝트는 에너지를 실용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온실가스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적은 연료로 훨씬 더 많이 가는 자동차 엔진도 만들고 동시에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안을 찾고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알 팔리 총재는 아람코가 주도해 사우디에 솔라 패널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람코는 석유생산공장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회수해서 저장하는 시설(탄소회수장치)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세계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람코 측은 현재 연비가 좋은 자동차 엔진을 만들고자 한국의 서울대를 포함한 각국의 연구센터나 대학과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한국을 방문하자마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국내 정유4사 대표와 건설사 대표 등을 두루 만났던 알 팔리 총재는 "방한기간에 SK에너지, GS칼텍스 등 기존 고객사들에 원유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고객사가 아닌 현대오일뱅크에도 원유를 공급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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