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방송ㆍ통신 융합 서비스인 인터넷TV(IPTV)가 오는 10일로 상용화 1주년을 맞는다.
방송통신위원회와 KT·SK브로드밴드·LG데이콤 등 사업자들이 그동안 IPTV 조기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섰지만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가 나왔다. 올해 가입자 목표도 맞추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첫해인 올해 IPTV 가입자 목표는 200만명. 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누적 가입자수는 143만명에 그쳤다. 이는 1500만명이 넘는 케이블TV 가입자와 비교하면 10%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IPTV 누적 가입자는 160만명에 이르고 내년에는 콘텐츠 확보와 양방향 서비스 제공 등에 따라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비ㆍ콘텐츠 투자 소극적
기존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와 달리 실시간 TV와 양방향 부가서비스가 가능한 IPTV의 첫해 성적은 기대 이하다.
상용화 초기부터 사업자들이 콘텐츠 확보, 시장 불확실성 등에 따라 투자 및 마케팅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활성화가 더디게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방통위는 방송ㆍ통신 융합정책의 첫 시험대인 IPTV에 올인하며 올해 사업자들에게 수차례 투자를 독려하고 시장 활성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사업자들은 케이블TV에 비해 비싸고 콘텐츠가 부족한 IPTV의 시장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IPTV 사업의 관건이 콘텐츠 확보지만 방송시장의 구조상 핵심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인기채널의 경우 지나치게 높은 액수를 요구하거나 아예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방송의 대체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는 IPTV가 가격경쟁력도 없고 우수 콘텐츠도 일부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는 조기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방통위의 지나친 간섭보다는 IPTV의 활성화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통위가 사업자들에게 투자만 주문할 것이 아니라 IPTV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콘텐츠 확보 문제 등 사업자들의 사업 환경을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관건
IPTV 3사는 상용화 초기 부진했던 가입자 확보가 최근 탄력을 받고 있어 양질의 콘텐츠와 양방향 서비스 개발을 통해 내년에는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현재 사업자들은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특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서비스 초기 콘텐츠 부족과 비싼 요금으로 외면 당했던 IPTV의 이미지를 '필요한 것을 찾아보는 서비스'로 전환시킨다는 의지다.
사업자들의 콘텐츠 확보 노력에 따라 지난해 말 30여개에 불과했던 IPTV 채널수는 현재 80여개로 늘어났다.
현재 IPTV 채널수는 SK로드밴드가 89개로 가장 많고 KT 84개, LG데이콤 75개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영어, 수능 등 IPTV만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은 가입자 유치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교육 콘텐츠 확보를 위해 대학 등과 제휴를 맺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리고 있다.
또한 성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은 물론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IPTV 공부방도 개설하는 등 IPTV가 교육의 뉴미디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IPTV만의 양방향 서비스를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시간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해 IPTV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화면에 나온 제품을 직접 주문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의견도 작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IPTV 가입자가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내년에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양방향 서비스의 특성을 살려 가입자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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