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회장이 직접 밝힌 두산그룹의 내년도 경영 목표는 독자 기술 확보와 해외시장 공략을 통한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달성이다.
이를 위해 두산은 하이브리드 굴삭기,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기술 등 친환경 기술 개발을 비롯해 연구개발(R&D)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해외 현지 밀착 마케팅과 러시아, 남미와 같은 신흥시장 개척 등 해외시장 공략도 적극 추진해 올해 50%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두산은 이러한 전략을 토대로 오는 2020년 '글로벌 톱 200대' 기업 반열에 오른다는 가슴 벅찬 꿈을 꾸고 있다.
◆2009년 화두는 '불안감 해소'
이런 두산의 자신감은 지난 4월 지주회사 출범 이후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정착되는 등 안팎의 불안 요소가 해소됐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박용현 회장도 지난 3일 중국 옌타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적 과제를 턴 만큼 앞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두산은 지난 6월 미국 중소형 건설기계업체 밥캣(2007년 인수)의 실적 부진에 따른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자구안을 발표했다.
이 자구안에 따라 두산DST, 삼화왕관, SRS코리아 등 3개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특수목적회사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총 7800억원.
이에 앞서 두산은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주류사업 부문도 롯데주류비지에 5030억원을 받고 넘긴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은 두산은 현재 2조6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 규모는 연말까지 3조원 가까이 늘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한 고위 임원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다소 낮아졌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선전했다고 생각한다"며 "밥캣의 자체적 구조조정, 그룹 계열사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 우려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도약 위한 준비 '끝'
그룹 안팎의 우려를 해소하는 동안 두산은 미래를 위한 준비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삭기 시장 1위를 자리를 지키고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기 위해 1년 내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소형 건설장비 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밥캣의 주력 제품들을 중국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현지 영업망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를 펼쳤다. 또한 밥캣 기술진을 중국으로 파견, 현지 시장에 적합한 제품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김동철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두산중국투자유한공사 법인장)은 "밥캣과의 시너지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건설장비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서 확실한 우위를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 역시 지난 9월 체코 발전설비 전문 업체인 스코다 파워을 인수했다.
이 계약으로 두산중공업은 보일러, 터빈, 발전기 등 발전소 3대 핵심 설비의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돼 유럽·미국 등 대규모 발전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5월엔 두산중공업 베트남 법인인 두산비나도 본격 생산에 들어가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두산비나는 향후 기술인력 양성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2011년까지 창원공장 수준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10년 두산의 글로벌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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