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북ㆍ미 양자대화를 위해 8일 평양을 방문한다. 북한을 설득해 6자회담 복귀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북ㆍ미 대화는 북핵사태의 큰 흐름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과 양국 간 대화가 가시적 성과 없이 결렬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즈워스 대표가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을 단번에 받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전반적인 판단이다.
다만 그의 방북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더라도 후속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북ㆍ미 양측이 서로 원하는 것을 직접 주고 받은 후에 실질적인 협상을 위한 회담 일정을 잡기만 해도 이번 대화는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방북을 이틀 앞둔 6일 한ㆍ미 간 북핵정책 최종 조율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그는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ㆍ미 양자대화에서 예상되는 의제와 향후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을 최종 점검했다.
그는 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 머물며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북ㆍ미 양자대화를 갖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9ㆍ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보즈워스 대표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ㆍ미 대화가 성과를 내느냐 마느냐는 보즈워스 대표와 김 위원장의 대면 여부에 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고 북ㆍ미 평화체제를 구축할 것을 계속 고집하고 있어 이번 회담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번 북ㆍ미 대화가 성과 없이 끝난 뒤 남북 위기가 다시 고조될 경우 남북 관계가 또 한번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정부 고위 인사가 방북해 당국간 회담을 갖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핵 해결의 열쇠를 쥔 북한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 지, 보즈워스 대표단이 어떤 보따리를 풀어놓을 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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