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는 송년회는 가라'…'나눔실천 모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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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0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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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즐기는 송년회’가 ‘주고 나누고 함께하는 송년회’로 변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갖가지 송년 모임으로 술독에 빠졌던 박용근(51·회사원)씨는 “우리 부서는 오는 11일 1박2일 일정으로 ‘스키장 송년회’를 떠나, 낮엔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기고 저녁 시간을 이용해 신년계획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세삼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경제난에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공포’까지 겹치면서 연말 송년회 풍경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 등을 중심으로 송년모임을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문화행사로 만드는 변화를 시도 중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오는 16일 서울 구로동 본사 인근에서 개그맨을 초청해 공연을 관람한 뒤 직원들의 장기자랑 시간을 갖는 등 직원 기(氣)살리기 송년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장기자랑에 참여할 직원들을 접수중이며, 장기자랑 입상자들에게 푸짐한 상품을 안겨줄 예정이다.

애경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우울했던 올 한해는 말끔히 씻어버리고, 새로운 각오로 활기차게 새해를 맞자는 취지에서 직원 기살리기 송년모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불황 탓에 어깨가 처진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주기 위해 임원들이 직접 몸으로 뛰는 송년행사를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GS리테일은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노래와 춤까지 선사하는 송년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는 11일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을 관람한 후 조촐한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하기로 했다.

CJ그룹은 올해 각 계열사별· 부서별 송년회를 앞두고 최근 권고사항을 정했다. 권고사항의 요체는 음주 중심의 모임보다는 스포츠나 문화 행사로 송년회를 치르라는 것.

CJ그룹 관계자는 “음주를 하더라도 1차 에서 끝내도록 권유하고 있다”며 “지나친 음주로 건강은 물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말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불우 이웃을 챙기는 것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려는 기업도 있다.

홈플러스는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나눔 바자회’로 올해 송년행사를 대신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나눔데이’로 명명된 이 바자회는 내달 11일 전국 154개 점포에서 이승환 회장을 비롯한 1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임직원들이 이번 바자회에 내놓는 기증 물품은 모두 12만점에 달하며 판매 가격으로 따지면 15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기증받은 물품을 팔아 거둔 수익금을 전액 소외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설도원 홈플러스 전무는 “전국 각지에 점포가 있어 직원이 한 자리에서 송년회를 여는 게 어려웠는데 이번 행사는 직원들도 서로 단합하고 사회봉사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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