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가 수신금리 운용에 있어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한 저축은행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면 다른 저축은행들이 따라가던 모습이었지만 최근 들어 은행별 자금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금리 운용을 하고 있다.
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수신금리를 인하하는 저축은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1년제)금리를 연 5.3%에서 5.2%로 0.1%포인트 내렸다. 수신이 안정적으로 확보돼 금리를 인하해도 충분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만기 18개월 이상의 정기예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그러나 만기를 앞두고 있는 1년제 상품은 오히려 0.2%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말 8% 이상의 고금리를 노리고 예금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항의를 무마하기 위한 조치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1년인 상품과 18개월 이상인 상품의 금리를 다르게 조정했다"며 "1년제 상품의 금리를 인상한 이유는 지난해 고금리 특판예금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만기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저축은행은 지난달 10일 예금 금리를 5.3%에서 5.1%로 낮췄다가 한 달 만에(지난 3일) 다시 5.3%으로 인상했다.
대기성 여신자금에 대한 수요를 채우기 위해 인하했던 금리를 다시 올렸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며 "최근에는 은행별로 자금 소요 상황에 따라 금리를 운용하기 때문에 업계 동조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앙부산(5.3%), W(5.3%), 동부(5.1%), 푸른2(5.00%), HK(4.8%) 등 다른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제) 금리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올 들어 유동성 부족 현상이 크게 완화된 데다 현재 수신금리 수준도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금리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금융위기가 터진 후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들이 과도한 금리 경쟁을 벌인 측면이 있다"며 "올해는 유동성이 비교적 풍부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금리 변동의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트렌드가 바뀐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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