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이 중국 사업에 다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지난 2005년 항조우 선언 이후 추진해온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에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지난 2005년 항조우 선언 이후 추진해온 중국 중심의 글로벌리제이션에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한 “국내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가지고 중국 사업에 나서는 공급자 중심의 접근 방법이 아닌 철저한 중국의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세분화하고 발전시키는 시장과 수요자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글로벌리티(Globality)의 핵심은 여전히 중국 사업에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전략은 보다 정교화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우선 중국 사업은 철저히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중국 사업은 30년의 긴 안목을 보고 들어 왔다”면서 “단기간의 성과를 내기 위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사업에서의 발상의 전환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중국 SK’의 모습이 현재의 ‘국내 SK’의 모습과 같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우리 스스로 상상력과 가능성을 제한해 버린 것은 아닌지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SK가 한국에서 하고 있는 에너지·정보통신 사업모델을 중국에서도 똑 같은 사업모델로 가져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는 주문이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임직원들은 중국사업 추진과정에서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신이 있다면, 설령 어떤 난관에 부딪치더라도 주위를 계속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렇게 소신껏 추진한 경우에는 비록 실패한다 하더라도 그 성과를 인정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실패를 자산화하겠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SK는 이미 지난 1991년 중국 진출과 동시에 중국을 경쟁상대가 아니라 협력파트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01년에는 이를 “By the China, For the China, Of the China”라는 명제로 정립해 최근에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정립한 것이다.
차이나 인사이더는 중국 내 중국 기업 리더들 또는 글로벌 메이저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중국 내에서 생존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역량과 자세를 갖춘 기업을 말한다.
SK가 중국 내 사회공헌활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임직원의 중국어와 중국문화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최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서 비롯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1월 중국 베이징 SK 타워에서 열린 '2009 CEO 전략세미나'를 주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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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SK건설, SK C&C도 지난해 5월 중국 베이징에 2013년까지 10억 달러 규모의 국제디지털문화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의 통신기술, SK건설의 시공능력, SK C&C의 IT기술을 앞세워 수년 전부터 u-City 사업을 추진해온 결과 지난 2007년 3월과 7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탐과 u-City 건설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이번 중국 베이징의 국제디지털문화산업단지도 조성하게 된 것이다.
또 SK에너지는 정유와 화학을 고집해야 한다는 발상을 버리고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아스팔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할수록 차량은 늘 수 밖에 없어 도로건설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SK에너지의 아스팔트 사업 진출은 적중했고, 내년이면 1000만톤의 누적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SK에너지가 중국에 수출한 아스팔트 1000만톤의 양은 4차선 도로를 깔 경우 지구를 세바퀴나 돌 수 있는 12만㎞에 달한다.
발상의 전환을 이룬 최태원 회장의 중국 사업이 어떤 성과를 거둘 지 기대된다.
발상의 전환을 이룬 최태원 회장의 중국 사업이 어떤 성과를 거둘 지 기대된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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