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 경기 회복세 '역풍' 맞을 수도"

"고용·소비·신용시장 여전히 취약"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지속 가능한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이르며 만만찮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미 경제가 직면한 역풍의 진원지로 취약한 고용시장, 부진한 소비, 경색돼 있는 신용시장 등을 꼽았다. 그는 다만 경기회복이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은 재확인했다.

버냉키는 특히 고용시장과 관련,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실업률도 하락해야 하지만 실업률 하락 속도는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10.0%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FRB는 지난달 내년 실업률을 9.3∼9.7%로 전망하고 고용시장이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 5∼6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버냉키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그는 "시중에 상당한 유동성이 공급됐지만 현 단계에서 인플레이션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버냉키의 발언이 제로(0) 금리 기조 유지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오는 15∼16일 열린다.

아울러 버냉키는 지난 2년간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공급한 자금을 상당한 이자와 함께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무부가 관장한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에 따라 투입된 금융구제 자금의 경우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지만 "연준이 투입한 자금은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수입을 안겨주면서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e-mail]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