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는 최근 청약 경쟁률이 높게는 수백대 1에 이르는 등 뜨거운 분양 열기를 뿜어 내고 있다. 하지만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실수요자들이 고분양가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에 부담을 느낀 데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당첨자를 발표한 호반건설 '광교 호반 베르디움' 555가구의 청약 가점 커트라인은 45점이었다. 최고점도 71점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10월 세계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이 급냉각했던 시기에 분양된 울트라건설 참누리아파트(43~79점)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울트라 참누리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112~232㎡로 광교 호반 베르디움(전용 84~124㎡)보다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앞서 최고 775대 1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광교'는 전용면적 97~170㎡의 중대형 단지로 청약 가점 커트라인(52점)이 이전 분양 물량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광교신도시 처음 나오는 대형 브랜드,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 등을 감안하면 가점 커트라인이 생각보다는 낮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청약 때 가점제와 추첨제로 물량이 50%로 나뉘어 가점 커트라인이 오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처럼 최근 '제2의 판교'로 불리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광교신도시의 청약 커트라인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은 이번 분양가가 직전 한양 수자인이나 참누리보다 높은 데다 DTI 등의 대출 규제도 강화되는 등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부담을 느끼는 요소가 적잖은 데 따른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 래미안 광교의 분양가는 평균 3.3㎡당 1383만원으로 참누리아파트보다 100만원정도 높다. 광교 호반베르디움도 한양 수자인 분양가보다 3.3㎡당 40만원(전용 84㎡ 기준)가량 늘었다.
또한 광교신도시가 투자 수요보다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갈아타기를 원하는 실수요가 대부분인 지역이라는 점도 청약 커트라인이 낮아진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광교신도시는 전매제한이 3~5년으로 다른 수도권 택지지구보다 길고 양도세 감면도 60%로 많지 않아 투자 수요가 집중되기는 힘든 지역"이라며 "주변 지역에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갈아타기를 하려는 수요가 많다보니 청약 가점이 낮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광교신도시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의 청약 가점 커트라인이 이전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내년 2월 11일로 예정된 양도세 감면 혜택이 폐지되고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면 커트라인이 한참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광교신도시의 청약 커트라인 점수가 경쟁률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며 "내년 광교에 예정된 물량이 1만가구정도로 많고 양도세 감면 혜택이 없어지면 커트라인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까지 광교신도시에서 분양예정인 물량은 총 5680가구다. GS건설·대림산업·현대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와 호반·한양 등 중견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서며 이중 양도세 감면 혜택이 아직 남아있는 내년 1월까지의 분양 예정 물량은 3710가구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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