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예술현장을 찾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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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0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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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택(예술의전당 사무처장)

다사다난했던 2009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예년처럼 송년회를 마련하고 지난 한해의 노고를 위로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덕담도 나눌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와 송년회 모습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술을 중심으로 한 만남이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에는 오히려 뜻 깊은 추억을 남기려는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클래식 콘서트나 오페라, 뮤지컬 등 공연을 관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생활방식이 과거에 비해 가족중심으로 변했다. 이미 우리사회에 일반화 된 ‘웰빙문화’ 영향으로 과거보다는 건강과 정신적 안정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많은 공연장에서는 연말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인이나 가족단위로 관람하기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관람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시장도 직장인들을 위해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연말이라는 시기는 문화예술을 소재로 자녀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매년 연말 단골 레퍼토리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같은 공연은 어린이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물론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아스라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사회생활로 지친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정리하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기회로 문화체험 행사를 갖는 것은 여느 해의 송년회보다 뜻 깊은 자리가 될 수 있다. 평소 시간이나 기회가 없어 볼 수 없었던 클래식 콘서트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연말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매년 정례적인 행사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연말을 맞아 예술과 함께 한해를 정리하다보면 새해를 차분하게 설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예술은 정서를 안정시키고 긍정적인 사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연말을 예술의 현장에서 보내다 보면 자녀들은 성장해서도 스스럼없이 예술을 수용하는 등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청소년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포부를 갖게 하고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며, 예술이 기반이 된 교육은 경쟁력을 향상시켜 훗날 사회 구성원으로 제 역할을 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특히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시켜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서구 선진국에서는 예술을 전문 분야별로 특화·발전시켜 정기 교과목으로 구성하고 있다. 공연장이나 전시장 등을 방문하여 실질적인 예술 현장교육에도 열을 올린다. 이러한 사례는 영국,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경우 정부가 추구하는 예술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의성 계발’이다. 문화부와 체육부가 복권기금과 연합하여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방과 후 학교제도’ 등에 1억5100만 파운드를 지원하는 등 모두 35개 지역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NEA(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라는 기관이 중심이 되어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기 중심의 교육과 더불어 좋은 작품을 감상하고 수용하는 수업을 통해 이해하고 협동심을 길러주어 ‘함께 사는 사회’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부합하는 교육이념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공교육 기관에서 방과 후 학교, 예술교사 파견제도, 예술교사 육성을 위한 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문예회관과 같은 예술교육 인프라가 각 지역마다 잘 되어 있다. 우리나라 각 지방에 설립된 문화예술 시설들은 훌륭한 예술교육 현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잘  활용하면 우리의 삶은 보다 아름답고 풍요로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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