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상 현대차 하이브리드개발 상무 지적
-“획기적 성능의 배터리 출연해야 전기차 보편화”
내년부터 전기차 30여대를 서울과 제주도에서 시범 운행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기상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개발 실장(상무)은 8일 서울 양재교육문화회관에서 ‘전기자동차, 우리의 미래인가?’를 주제로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최한 워크숍에서 “2030년까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중심이 되고, 전기·수소연료차가 태동된 이후 전기자동차와 연료자동차의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하이브리드가 발전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석유가 고갈되는 시점이 오면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또 ‘친환경차량 개발 방향에 대한 전략적 분석’이라는 발표에서 지금의 전기차시대 도래에 대한 전망을 ‘광풍’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전기자동차가 내년 양산에 들어가서 내후년이면 바로 전기차를 타고 다닐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과연 그럴 것이냐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획기적인 성능의 배터리 출연이 얼마만큼 당겨지냐에 따라 EV가 보편화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V로 가는 것은 맞지만 정부가 너무 조급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전기차 시대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인프라”라고 주장했다. 즉 정부의 인프라 구축 없이는 전기자동차 상용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상무가 언급한 ‘획기적인 배터리’는 성능이 현재 배터리의 5~7배, 가격은 20분의 1 또는 40분의 1이다. 그는 이정도 수준의 배터리는 개발돼야 전기차가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성능을 가진 배터리 개발은 현재 불가능하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 선진국인 일본도 2030년에나 이정도 수준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정부의 정책처럼 2012년 전기차 양산 시대가 온다는 것은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기자동차 시대는 석유값이 올라갈 때마다 몇 차례 광풍처럼 지나갔던 테마다. 이미 100여 년 전 전기차는 존재했고, 석유 1·2차 파동이 있었을 때 르노가 전기차를 3000대 이상 판매한 ‘실적’도 있다. 현대차도 1991년 납산 전지를 이용한 쏘나타 EV를 개발했지만 상품성이나 시장성 문제로 중단했다.
이 상무는 “뚜렷한 방향성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복합적인 시대로 갈 것”이라며 “획기적인 배터리가 나오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시장이 성숙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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