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9억 달러 남았다. 올해 연말까지 수주가 거의 확실한 공사만 10억 달러이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주량을 뛰어 넘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
연초 국토해양부나 해외 건설 업계에서 목표로 잡은 올해 우리나라 해외 공사 수주량은 400억 달러였다.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았다. 지난해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로 해외 건설 시장도 급격히 위축됐었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 공사 수주 실적은 84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에 머물렀다. 2분기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2분기 수주 실적 118억7800만 달러의 39%인 46억6800만 달러 수주에 머문 것.
때문에 상반기이후 우리나라의 해외수주 실적이 지난 2006년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3분기들어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상 최대 규모'란 타이틀을 단 초대형 공사 수주 소식이 들려오더니 이달 말 현재 해외 건설 수주량은 460억 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
이 처럼 해외건설수주가 당초 예상보다 높았던 이유는 우리나라가 중동지역에서 발주된 플랜트 공사를 거의 싹슬이 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랍에미리트의 루와이스 정유공장(27억 달러 규모)와 알제리 스키다 정유 프로젝트(26억 달러 규모) 등의 굵직 굵직한 정유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GS건설도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패키지2)와 제4 NGL 트레인 프로젝트 등으로 재미를 봤고 이란 사우스파 가스 개발사업 6-8단계 탈황 및 유황 회수설비 공사(14억 달러)를 수주했다.
다만 중동 의존도는 더욱 심해졌다. 올해 중동지역 해외 수주 실적은 약 341억 달러로 전체의 73%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53%보다 15%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공종별로도 플랜트 등의 산업설비의 비중이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 건설사들도 중동이외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일 STX그룹은 아프리카 가나에 주택 20만가구와 고급빌라 300가구를 공급하는 총 사업비 1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가나 정부와 계약을 맺었다. 단일 프로젝트 규모로는 역대 최고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물론 중동지역에서도 현재와 같은 수주 실적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면서 "그러나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신규시장이나, 심지어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 시장 진입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이 500억 달러를 넘을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STX그룹이 수주한 100억 달러 공사는 올해 수주 실적에 포함되기 어렵고 해외건설협회가 파악하고 있는 수주가 확실한 공사 규모도 15억 달러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연말까지는 2~3주가 남은 만큼, 대형 공사 1·2건의 수주가 이뤄진다면 최초로 해외 수주 500억 달러를 달성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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