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캐피탈사인 우리캐피탈이 내년 하반기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을 추진한다. 하지만 캐피탈업계는 내년 GM대우의 지역총판제 전환으로 우리캐피탈의 실적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상장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9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우리캐피탈은 내년 9월에서 10월경 유가증권시장 진입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우리캐피탈은 8일 동양종합금융증권과 대표 주간사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캐피탈이 유가증권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4번째 코스피 상장 캐피탈사가 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는 아주캐피탈, 우리파이낸셜, 한국개발금융 총 3개 캐피탈사가 상장돼 있다.
우리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쯤부터 상장 준비를 하려 했지만 금융위기 때문에 이제 주간사 계약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상장을 하면 자본이 확충될 뿐만 아니라 재무 분야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상장사라는 프리미엄도 생기기 때문에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도 더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캐피탈은 아주캐피탈보다 작고 우리파이낸셜과 비슷한 규모의 캐피탈사다. 우리캐피탈의 3분기 말 자산은 1조9683억원이다. 아주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의 자산은 각각 3조7721억원, 1조9968억원이다.
수익성은 양호한 편이다. 우리캐피탈은 올 3분기까지 2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주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은 각각 147억원, 160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냈다.
우리캐피탈은 주가가 경쟁사인 아주캐피탈과 우리파이낸셜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아주캐피탈은 6400원선, 우리파이낸셜은 8800원선에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캐피탈업계는 GM대우의 지역총판제 때문에 우리캐피탈의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리캐피탈은 대우자동차판매의 자회사로써 대우자판이 판매하는 GM대우차의 할부금융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GM대우가 내년부터 지역 총판제를 실시함에 따라 대우자판의 판매물량이 내년에는 절반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현재도 우리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이 아주캐피탈의 절반에 못 미치는데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GM대우차 할부 부문 실적마저도 감소하면 주가가 경쟁사 수준에서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상장 시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캐피탈사 관계자도 "우리캐피탈이 지금의 장부가치를 놓고 상장을 추진하는 것 같은데 주식은 기본적으로 미래의 가치를 반영한다"며 "대주주의 지원 여력이나 재무적 안전성이 경쟁사와 차이가 있는데다 GM대우차 이슈도 있기 때문에 상장 추진이 험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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