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대출, 1년3개월만에 '최고'

은행들이 연말 영업을 강화하며 지난달 가계 신용 및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가세를 지속하던 시중 통화량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이 감소한 등으로 다소 주춤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11월 말 현재 408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중 신용대출을 포함한 여타대출은 1조원 늘어나면서,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8월 1조2000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1000억원)에 비해서는 10배 규모.

주택담보대출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확대 등 집단대출이 늘며 증가폭이 전월의 1조4000억원에 비해 다소 확대된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은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늘어난 517조8000억원을 나타냈다.

중소기업 대출은 2조5000억원 증가한 반면 대기업 대출은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과 현금성 자산 보유 증가 등에 따른 대출 부진으로 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1조5000억원 늘며 증가전환했고 잔액도 1015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정부의 여유자금 유입 등으로 6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도 4조5000억원에 증가했지만 증가규모는 전월의 13조2000억원 보다 크게 축소됐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42조9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늘며 증가 전환했고,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 등의 단기여유자금 대거 유입으로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식형펀드는 국내형을 중심으로 펀드환매가 둔화되면서 감소폭이 전월의 1조2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한편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10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광의통화(M2)는 9월보다 16조원 증가하며, 지난해 11월(22조2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만기 도래 예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2년 미만 정기예·적금과 금전신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M2의 전년 동월대비 증가율은 10.5%로 지난 4월(10.6%)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지급결제망에 포함된 증권사 자산관리계좌(CMA)를 포함한 수치다.

다만 한은은 전년 동월대비 M2 증가율이 지난 11월에는 10월보다 낮은 9%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의 감소와 산업은행 분할에 따른 산업금융채권 이관 등으로 M2 증가율 하락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협의통화(M1)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6% 증가해 전월(19.5%)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증가율로는 지난 2002년 8월(20.3%) 이후 7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

M2에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 등을 더한 금융기관유동성(Lf)은 7.8% 증가해 9월과 비슷했으며, Lf에 국채·지방채·회사채 등을 모두 더한 광의유동성(L, 말잔)은 10.6% 증가해 전월 대비 0.3%포인트 확대됐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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