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 국채 디폴트 도미노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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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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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의 채무상환유예(모라토리엄) 선언에 이어 그리스 국채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정확장 정책으로 경기침체에 맞서온 각국 정부의 국가 부채는 최근 2~3년새 평균 86% 늘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8일(현지시간) 그리스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A-1'에서 'BBB+'로 낮췄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못박았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도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그리스 국가부채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의 125%에 달하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올해 그리스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1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취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우려를 덜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국가 채무 디폴트는 전이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시장은 그리스    사태가 두바이나 아일랜드, 동유럽 등 재정적자 규모가 큰 국가들의 연쇄 부도 전주곡이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헝가리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각각 지난해 44.1% 72.9%에서 오는 2011년 96.2%, 79.1%로 급등할 전망이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영문판은 이날 "그리스가 유럽연합(EU)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매우 치명적"이라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투기세력이 재정적자 규모가 큰 다른 유럽 국가들의 재정 건정성을 시험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유럽의 단일 통화 체계는 붕괴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파급력 탓에 EU가 그리스의 붕괴를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이 그리스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유동성 공급이 촉발하게 될 인플레이션이 더 큰 위협이라는 지적도 들린다. 어떤 상황이든 그리스가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영국도 국가 부채의 덫에 걸려 있다. 지난달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는 7조 달러를 넘어섰다. 내년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98%에 육박할 전망이다. 영국의 국가부채도 올해 GDP의 75%에서 내년 89%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무디스는 이날 미국과 영국이 재정적자를 해소하지 못하면 국가신용등급 '트리플A(AAA)' 내줘야 할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미국과 영국을 등급 변동 위험이 없는 국가군에서 제외시켰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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