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불리는 폴크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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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0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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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미쓰비시 인수 추진에 이어 폴크스바겐이 스즈키를 인수함으로써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간의 인수.합병(M&A)은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자동차 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맞고 이에 따라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치열한 생존 모색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스즈키 인수 역시 폴크스바겐으로선 신흥시장으로의 영역 확대를 위한, 스즈키로선 친환경 기술 도입을 위한, 전략적 대응이었다.

   두 회사의 결합으로 폴크스바겐그룹은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판매 1위로 올라서며 세계 자동차 업계의 구도를 바꿀 전망이다.

   ◇ 몸집 키우는 폴크스바겐 =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로 등극하고 있는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포르쉐와의 합병계약을 회사 경영감독위원회가 승인, 포르쉐를 10번째 브랜드로 편입시켰다. 이번에 인수하는 스즈키는 폴크스바겐의 11번째 브랜드가 된다.

   폴크스바겐은 이로써 명품 스포츠카에서부터 소형차에 이르는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만해도 세계 판매량이 3위였다. 스즈키는 9위였다. 두 회사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도요타에 뒤졌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폴크스바겐이 312만1천대, 스즈키가 115만대로 두 회사의 판매량 합계는 427만1천대로 도요타(356만4천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연말 통계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1위 등극이 점쳐지는 폴크스바겐은 스즈키 인수로 내년부터는 글로벌 판매량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다.

   폴크스바겐의 '몸집 불리기'는 타브랜드 인수에서 그치지 않는다. 폴크스바겐은 2012년 말까지 공장과 자동차 모델, 자재 개발을 위해 258억 유로(39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중 199억 유로는 도요타를 따라잡기 위한 생산과 설비 관련 시설에 집중 투입한다.

   신흥시장 개척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합작사업을 통해 2012년 말까지 44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이 서 있다.

   스즈키 인수도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강한 스즈키의 영업망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 배경에 깔려 있다.

   ◇ M&A와 전략적 제휴로 살길 찾는다 = 현재 진행 중인 합종연횡은 크게 두개의 축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빅3의 시장 공백에서 초래된 신흥업체들의 몸집키우기이며, 또 하나는 유럽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수합병 움직임이다.

   지난 7월 파산보호에서 조기 졸업한 GM은 12개 브랜드 중 사브, 허머, 오펠.복스홀 등에 대한 매각 을, 포드는 적자 브랜드인 볼보 매각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이중 사브는 스웨덴 코닉세그와의 협상이 무산되는 등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으나 허머는 중국의 쓰촨텅중, 오펠.복스홀은 캐나다 부품업체인 마그나와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컨소시엄과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다. 볼보는 중국 지리차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폴크스바겐 외에 공격적인 M&A에 나선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에 고연비 경.소형차 엔진과 플랫폼 등을 이전하는 대가로 지분 20%를 인수, '피아트 크라이슬러'라는 거대그룹으로 탄생했다.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은 미쓰비시자동차 지분 30∼50%의 인수를 추진하며 역시 세계 자동차 업계의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메이저 업체들 간의 전략적 제휴도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 라이벌 관계인 BMW와 다임러는 비핵심 부품 공용화, 플랫폼 공유, 상호 지분 스와프 등의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다임러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도요타와, 스마트 4인승 신형 모델 개발에 르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피아트는 중국 생산 확대를 위해 광저우차와 합작 계약을 맺기도 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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