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나카드 지분인수를 통해 타 산업과의 융합 서비스를 확대하며 성장정체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 49%(3000만주)를 인수하기로 하나금융지주와 합의했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10년 가까이 공을 들여온 SK텔레콤의 금융업 진출이 하나카드 지분 인수로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그동안 제휴 수준에 그쳤던 통신·금융 컨버전스 서비스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카드사 인수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00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와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의 회원에다 하나카드의 카드 가입자 380만명(법인 23만명, 개인 357만)을 연계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또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본격화해 금융 결제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는 SK텔레콤의 가입자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카드 가입자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 진출, 성장정체 탈출 돌파구
이번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인수는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성장정체에서 탈출하겠다고 강조해온 것과 맥을 같이 한다.
SK텔레콤은 이미 10년 전부터 통신·금융을 결합한 서비스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번 하나카드 인수를 계기로 휴대폰으로 금융 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신금융 분야에서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하나카드 인수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통해 통신·금융 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하고 해외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게 SK텔레콤의 전략이다.
올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은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금융 시장에서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와 카드 가입자를 연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이 금융업에 직접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카드가 카드를 직접 발행하고 현금 인출 등 론(loan)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금융 컨버전스 경쟁 본격화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인수 합의에 따라 KT의 BC카드 인수 작업도 속도는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통신과 타 산업의 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BC카드 인수를 통해 IT 기반의 모바일 결제 사업을 본격할 예정이다.
하나카드와 달리 BC카드는 카드를 직접 발급하지 않고 결제를 대행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KT는 직접적인 금융업 진출보다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쪽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석채 KT 회장도 그동안 통신과 금융의 결합이 새로운 트렌드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현재 KT 자회사인 KT캐피탈이 BC카드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BC카드 인수는 우리은행이 보유한 BC카드 지분 27.65%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KT와 BC카드는 아직 지분비율, 가격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인수에 자극을 받은 KT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드사 인수를 추진하지 않고 있는 LG텔레콤은 딜레마에 빠졌다. SK텔레콤과 KT가 컨버전스 시장 선점을 위해 금융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LG텔레콤은 마땅한 인수 대상과 여유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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