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들의 주요 재무지표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및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브이(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12월 결산 150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인 2008년 3분기부터 2009년 3분기까지 최근 1년간 재무현황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선 이들 기업의 당기순익은 18조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84.3%나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8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7.9% 증가했다.
최근 1년간 매출액순이익률(2.0%→7.6%)과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480%→502%)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업종별 당기순익은 대부분 업종이 환율안정, 저금리 등으로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해운업(-9597억원)과 기계장비업(-3149억원)은 올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상장 대기업 475개사의 매출액(218조원)과 당기순익(17조원)은 조사대상 1504개사의 92%와 95%를 차지해 대기업 집중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유동성확보에 주력하면서 현금성 자산은 57조원으로 1년새 16조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9월 41조원에서 올 9월 말까지 39% 증가한 것.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부채를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비율은 작년 3분기 118.1%와 거의 같은 118.2%로 나타났다.
현금흐름은 3000억원 순유입을 기록해 작년 동기의 5조4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 줄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차입 등 재무활동에 따른 현금 유입이 확대됐다가 2분기 이후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유입이 개선되는 등 현금흐름이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자산 규모도 부채와 자본이 증가하면서 1048조를 기록하며 작년 3분기의 967조보다 8.4%(81조원) 확대됐다. 부채(518조원)와 자본(530조원)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6.6%와 10% 증가했다.
부채보다 자본 증가 규모가 커지면서 평균 부채비율도 101%에서 98%로 소폭 개선됐다. 기업 규모별 부채비율은 45개 주채무계열(176개사) 104%, 기타 대기업(299개사) 91%, 중소기업(1029개사) 75%로 각각 나타났다.
자본에서 장단기 차입금 및 회사채를 나눈 차입금의존도는 22.3%에서 24.4%로 심화됐다.
금감원은 "기업들의 주요 재무지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로 저금리나 환율효과 등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고, 차입금 의존도도 높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경기변동, 정책변경 등에 대한 기업의 불안감이 여전한 만큼 출구전략 시행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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