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산타 랠리'로 뜨겁다. 코스피는 이달 9거래일 중 8일 상승으로 무려 7%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복병도 있다. 정부가 재정 긴축ㆍ금리 인상으로 대변되는 '출구 전략'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증권가는 눈높이를 낮춘 보수적 투자전략으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것을 권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1155.60에서 1656.90으로 무려 6.51%(101.3포인트) 급등했다. 두바이 사태로 전달 27일 1524.50포인트까지 밀렸던 것과 비교하면 10% 가까이 치솟은 것.
외국인은 이달에만 1조4000억원 매수우위로 지수 급등을 앞장서 이끌었다. 줄곧 매도로 일관했던 기관도 7000억원 순매수로 모처럼 사자 대열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런 수급 개선이 연말 랠리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추격 매수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책 당국이 경기 회복기 전략으로 유동성 회수에 들어간 탓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10일 '2010년 경제정책운용방향'을 내놓으면서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재정ㆍ금융ㆍ통화 정책 가운데 정상화시켜야 할 부분은 하나씩 정상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역시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경기ㆍ물가에 맞춰 금리를 올릴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보였다.
이는 곧바로 투자전략 수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격 출구전략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내 증시는 그동안 예상을 웃도는 경제 성장과 금리 동결 덕분에 오름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금리 차를 감안하면 우리가 먼저 금리를 올리긴 힘들 것"이라며 "지금도 미국보다 1.75%포인트나 높은데 먼저 움직이면 2%포인트 이상 벌어져 환율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금리를 올리면 증시를 떠받쳐 온 수출주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증시 상승은 연말 랠리와 내년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크게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경기 과열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금리 인상이 오히려 호재란 의견도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1분기 출구전략 시행을 우려하지만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적절한 대응"이라며 "오히려 금리 인상으로 채권 매력이 낮아지고 주식 매력은 커지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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