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폭풍을 몰고 왔던 2009년이 끝나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내년 금융기관들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에 쏠려있다.
특히 리딩뱅크 국민은행이 금융권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은행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2009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국민은행 역시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실적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그러나 자산건전성 및 실적개선 기대감이 가장 높은 은행이 국민은행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황헌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은행은 올해 보수적 충당금 정책과 부실채권비율 관리 등으로 대손비용의 추가 부담이 높았다"며 "실질적 자산건전성 개선과 함께 대손비용률이 낮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국민은행은 물론 그룹 전체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강정원 행장이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그룹 통합과 안정 그리고 시너지 창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훈 KB금융 시너지추진부 부장은 "강 회장 내정자가 그룹 전체 차원에서의 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복합 상품 또는 통합 상품 중심으로 그룹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 수준에 맞는 비은행 계열사의 역량 극대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지주사 출범 이후 그룹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민은행은 그룹 시너지 확대와 녹색금융 선도 등 2010년 금융권 도약을 주도할 전망이다. 사진은 여의도 본점 전경. |
이는 KB금융그룹의 첫 복합상품인 'KB Plustar 통장'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금융업종간 장벽을 허물고 각 업종간 상품 기능을 융합시킨 복합상품의 성패가 국내 금융그룹간 상징적인 우열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KB Plustar는 이러한 상황에서 KB금융은 물론 국민은행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국내 1위 은행으로서 확보한 방대한 고객정보가 국민은행과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KB생명은 지난 6월 KB금융그룹 첫 비은행 계열사 대면 채널인 마포지점을 개점했다. 이 영업점은 FC(Financial Consultant) 영업과 TM (Tele-Marketing) 영업을 복합적으로 수행하는 TC(Total Consultant by tele-skill)채널.
국민은행 고객 정보를 활용해 사전 텔러마케팅을 실시한 후 생명보험 상품에 니즈를 가진 고객을 직접 방문해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 Plustar 통장에 이어 내년 상반기 중에 '고객가치 증대'를 키워드로 무장한 두번째 복합상품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복합상품 실무협의회에서 지난 9월부터 '복합상품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하는 등 그룹 차원의 다양한 복합상품 컨셉을 발굴 중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복합상품의 성공요인은 정확한 고객니즈 파악이며, 이를 위해 고객과 가장 가까운 영업 현장의 아이디어가 공유될 수 있는 채널을 열어 놓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녹색금융에서 금융권을 선도하고 있다는 사실도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를 넘어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강정원 행장은 지난해부터 이미 녹색산업과 녹색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판단하고 '그린오션(Green Ocean)'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녹색금융을 통해 친환경 대표은행으로서의 기업 이미지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권 최초로 강 행장이 단장을 맡아 '녹색금융·경영추진단'을 발족했으며 모든 임원진을 포함하는 위원회와 본부장 및 유관부서 부장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강 행장은 녹색금융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가 환경문제와 경제위기 극복방안으로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국내 리딩뱅크에서 글로벌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녹색산업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세제혜택 강화 등 정부가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녹색금융은 은행권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국민은행은 금융권을 선도하며 녹색금융 상품을 개발 중이며 IT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곧 도입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녹색금융과 관련 이미 기술보증기금과 7500억원 규모의 보증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해 녹색성장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공익형 녹색금융상품인 'Green Growth e-공동구매 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지난 2월에는 'KB Green Growth Loan' 판매를 통해 녹색성장기업에 필요한 여신 및 각종 금융서비스를 우대 지원하고 있다.
5월말부터는 국내 은행 최초로 국민은행과 거래하는 4500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기 신용평가시 기업신용평가항목에 친환경부분으로 100점 만점 중 2.5 ~ 2.6점의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녹색금융과 함께 녹색경영에서도 은행권의 모범이 되고 있다. 여의도 일원에 분리된 4개의 본점 임직원들은 업무협의나 이동시 자전거 이용을 통해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올 초에는 여의도와 명동 본점 1층 로비와 일부 영업점의 간판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조명기구로 교체하기도 했다.
녹색금융·경영추진단 부단장을 맡고 있는 김재열 국민은행연구소장은 "단기적으로 비용이 늘어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경영적인 차원에서 환경을 고려한 녹색경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또 녹색금융을 사회공헌에 접목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봉사활동경험과 강의 경력을 갖춘 임직원 310명으로 구성된 'KB그린 경제교육 봉사단'은 지난 4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경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과정에는 국민은행 체험학습을 비롯해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교육과 경제교육 캠프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 친환경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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