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비를 계획보다 600억원 이상 초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사업비 절감 노력 없이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고려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 상반기(4~9월) 손보사들이 집행한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1조5745억원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621억원(4.1%) 많았다.
15개 손보사 중 삼성화재(183억원)와 LIG손해보험(143억원) 등은 100억원 이상 초과 지출했다. 초과 집행률은 한화손해보험(11.0%), LIG손보(8.0%), 메리츠화재(6.9%) 등이 높았다.
반면 흥국화재와 AXA다이렉트 등은 사업비 규모가 축소돼 대조를 보였다.
사업비를 펑펑 쓰다 보니 전체 수입보험료 중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훌쩍 넘는 손보사도 속출했다.
오프라인의 경우 메리츠화재(30.2%), 한화손보(33.0%), 롯데손해보험(32.1%), 그린손해보험(39.1%), 제일화재(31.9%), 현대해상화재(30.2%), LIG손보(32.2%) 등이 30% 이상을 기록했다.
손보업계는 지난 2008회계연도에도 예정사업비보다 1619억원 많은 3조1947억원을 실제사업비로 지출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이 최근 손해율 상승을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10월 75.6%로 전년 동기 대비 5.9%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손해율이 60%대를 기록할 때는 보험료 인하에 인색하게 굴다가 손해율이 오르자 보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업계의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라는 지적이다.
강영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자구노력 없이 보험료 조정이라는 쉬운 방법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독당국이 보험사 가격정책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공공재 성격이 있는 자동차보험을 너무 시장에 맡겨 두는 것도 정보 비대칭 등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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