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권의 싱글 톨 아메리카노) '원숭이의 탐욕은 인간과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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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28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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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나를 기분 좋게 만드는 연예인이 있다. ‘김장훈’과 ‘정혜영-션’ 부부다.

기부를 일상으로 하는 이들은 절대 그들 스스로 부자가 아니라는 점과, 쓰고 남은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쓰기 전에 나눔부터 먼저 실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자기희생으로 남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이들은 “마음이 부자인 것이 늘 행복하다”고 말한다.

옛날 사냥꾼들은 원숭이를 잡기위해 먹이를 담은 통에 원숭이의 팔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뚫어 놓는다.

원숭이가 이 구멍에 팔을 넣어 먹이를 잡으면 팔을 뺄 수가 없다. 그런데도 원숭이는 사냥꾼이 다가올 때까지 먹이를 쥔 손을 놓지 않다가 잡히고 만다.

가진 것을 움켜져 자멸을 자초한 예로 조엘 오스틴 목사의 ‘긍정의 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원숭이의 탐욕이 내려놓지 못하는 인간의 욕심과 매우 닮아있다고 책은 덧붙인다.

사회학자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 책에서 인간을 소유지향형과 존재지향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소유지향형 인간들은 네 것이냐 아님 내 것이냐가 중요해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를 삶의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현대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소유’에 집착하는 삶의 방식에 있다고 그는 말한다. 소유하려는 욕구는 끝이 없어서 소유지향적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기부나 자선하면 떠오르는 미국의 존 록펠러는 석유사업으로 번 천문학적인 돈을 사회에 대부분 환원함으로써 스스로 행복을 얻을 수 있었고, 미국 부자들의 활발한 기부문화를 키우는 초석이 됐다.

록펠러 재단의 기부 전통은 빌 게이츠 부부의 ‘빌&메린다 게이츠 재단’으로 이어져 기부문화의 세계화를 실천하고 있으며, 게이츠는 약자를 배려하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확산에 나서고 있다.

올해 국내 대기업들이 불우이웃돕기 등으로 지출한 기부금이 작년보다 급감했다고 한다.

매출 상위 100대기업(금융보험사 제외)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지출한 기부금 총액은 4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42억 원에 비해 평균 38.7%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조사대상 대기업의 순이익은 지난해 총 26조166억원에서 올해는 총 26조9652억원으로 평균 3.6%가 늘었다.

올해 대다수 대기업들은 기부금을 줄이는 데 급급했다.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작년보다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38개사에 그친 반면 감소한 곳은 62개사로 나타났다.

평범한 사람이든 재력가든 재물에 대한 애착은 인간적 본능에 가깝다. 대기업이라 해서 기부금을 많이 내놔야 한다는 법은 없다.

금융위기로 경제의 불안정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남모르는 고충이 많은 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업여건이 최근 들어 다소 호전된 것은 분명하다. 대기업의 순이익이 다소나마 늘어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데도 기부금을 대폭 줄인 것은 실망감마저 안긴다.

사회 지도층과 부자들의 기부와 자선사업 수준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나타낸다. 선진국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평가 기준 중 하나가 자선활동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 이미지 제고로 이어져 결국은 기업 스스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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