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제당국, 민간의 '더블딥 우려' 귀 기울여야

"경제학자로서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하는 것은 창피하지만 육감적으로 알 수 있어요." "분명히 내년이나 내후년에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겁니다."

신문과 방송에 자주 등장하며 이름을 알린 국내 유력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기자와의 사석에서 한 말이다.

최근들어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같은 비관적 경제 전망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와 조지프 스티글리치 교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 조지 소로스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
 
이들은 △상업용 부동산 침체 △소비 위축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내년에 미국 경제가 더블 딥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가 1만 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실물경제 회복보다 자산시장의 거품이 먼저 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펠드스타인 교수 등은 "과열됐다"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도 "최근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전 세계적인 재고조정 효과 때문으로 단지 착시 효과"라고 비관적인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일본 경제도 △투자 부진 △고용환경 △디플레이션의 심화 △정책효과의 약화 등으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수출둔화가 더블딥 가능성을 증폭시킨다"면서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더블딥 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이들 국가에서 경제 위기가 재발할 경우 경기 동반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경제정책 당국은 내년도 상황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예년 수준인 5.0%, 4.6%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KDI는 5.5%의 높은 성장율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지난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 직전까지 갔던 세계 경제가 올해 2분기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생산과 소비가 예년 수준을 되찾고 투자도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는 대외 돌발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핑크핏' 전망이 불과하다.

관계 당국은 스스로 전망한 경제성장률을 이루기 위해 대외변수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민간 전문가들의 얘기에 조금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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