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의 최고 실력자로 알려진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11~13일까지의 2박3일 방한기간 동안 철저하게 '개인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11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오자와 간사장은 수행원 3명만을 대동하고 직접 빌린 검은색 '스타크래프트' 승합차를 타고 서울 시내 모 호텔로 이동했다.
인천공항에서는 10여명의 국내외 언론 취재진과 외교통상부 관계자 1명만이 오자와 간사장을 맞이했을 뿐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를 비롯한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들은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오자와 간사장은 일본대사관 측에 '개인적 방문이니 신경 쓰지 말아달라. 개인 일정에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자와 간사장 측은 같은 이유로 우리 정부의 외빈차량 지원 제의도 정중히 사양했으며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일절 대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 일정 또한 12일 저녁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인 일정으로 채워졌다.
이날 오전 10시 국민대 학술회의장에서 진행된 '새로운 한일관계와 그 역할을 담당할 지도자 육성'를 주제로 한 오자와 간사장의 특강은 이원덕 국민대 교수와의 인연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일본 소식통은 "오자와 간사장이 몇년전 이 교수와 인터뷰를 계기로 국민대 특강을 약속했다가 지키지 못한 적이 있었다"며 "이번에 그때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특강을 하게 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조훈현 9단과 대국 또한 열렬한 바둑팬인 오자와 간사장 측이 한국기원에 요청해 성사됐다. 오자와 간사장은 일본기원 공인 아마 6단의 수준급 실력으로 그의 바둑 사랑은 일본 정계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저녁 이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하며 정해진 의제와 형식 없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와 일본 납치자 문제, 재일 한국인 등 영주외국인 참정권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 소식통은 "오자와 간사장의 이번 방한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방문으로 대통령과 만찬도 개인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일본 국회의원 143명을 포함, 600여명의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재환 기자 krik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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