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합의 목표와 관련, "법적 검증보다 감축비의무국가(Non-Annex 1)를 대상으로 하는 나마 레지스트리(NAMA Registry:개도국 감축활동 등록부) 제도가 성명서에 들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종로구 서린동 녹색성장위원회 사무실을 방문, 제15차 총회가 열리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 현지의 반기문 사무총장과 원격 화상회의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가 이미 제안한 것과 같이 유엔이 공식기구이니까, 유엔에서 내놓으면 감축비의무국가들이 (감축 활동을) 비교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번에 최소한 그 정도 합의를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나마 레지스트리는 이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제1원탁회의를 주재하면서 제안한 것으로, 개도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활동(NAMA)을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에 반 총장은 "(선진국이 요구하는) 국제기구를 강제적으로 세워 검증하는 방법과 중국, 인도가 주장하는 방법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데, 대통령이 말한 나마 레지스트리도 어떨까 한다"면서 "중국, 인도는 그것도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데, 절충하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출발이 좋지 않으면 내년에 완결이 안 되니까 재원 조달, 감축 목표 등 출발선상에서는 (이번 총회에서) 합의를 이루는 게 좋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멕시코 총회 이전에 실무회의를 한두 번 열어서 접근시키는 게 좋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자 반 총장은 "각국 정상들의 정치적 결단이 중요하다"며 "이번 회의가 큰 성공을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 오셔서 지도력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 총장은 한국 정부가 2012년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유치 의사를 표명했고 한 나라가 더 의향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카타르와 잘 의논해서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반 총장은 또 화상회의 초반에 "지난 여름 대통령께 건의드렸는데, 이번에 한국이 배출전망치 대비 (온실가스를) 30% 줄인다는 목표, 다시 말해 2005년 대비 4% 줄이는 어려운 결정을 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례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면서 농담조로 "한국 출신 총장이 말해서 눈물을 머금고 과감히 했다"고 화답한 뒤 "다른 나라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20여분 정도 진행된 이날 화상회의에는 코펜하겐 현지에 가 있는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도 참여했으며, 서울에서는 김형국 녹색성장위원장,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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