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운영업체들이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지불한 결제대금을 잠시 맡아둔 채 소비자의 돈으로 해마다 수십억의 부당 '이자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오픈마켓업체들은 이자수익극대화를 위해 결제대금 유보기간을 최대한 늘리는데 주력하면서 옥션, 지마켓 등 4대업체의 경우 무려 60여억원(추산치)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마켓은 판매자에게 낙찰가의 일부(최고 12%)를 수수료로 받으며 이중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옥션, 지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업체들은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에스크로제도(판매자의 결제대금을 제3자에게 예치했다. 배송 완료된 후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거래장치)를 통해 물품 구매 대금을 오픈마켓 계좌에 넣어 관리하며 막대한 이자 수익을 얻고 있다.
옥션과 지마켓의 경우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이 각각 2조8000억원, 4조원에 달한다. 신용카드나 핸드폰 소액결제를 제외하고 현금결제를 통한 거래액 기준으로 평균 연이율 1.30%를 적용할 경우 옥션은 18억원, 지마켓은 25억의 부당 이자수익이 발생한다. 11번가는 12억원 이상, 인터파크도 8억원 이상의 이자 수익을 이 같은 경로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결국 4대 오픈마켓이 에스크로 서비스로인해 연간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은 총 60여억원대로 추산된다.
또한 오픈마켓은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이 예치한 돈이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만약 이들 기업이 부도나 유동성 위기 등 지급불능 사태가 벌어질 경우 돈을 대신 갚아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막을 제도적 안전장치 또한 전무한 상태다.
오픈마켓의 한 판매자는 “오픈마켓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할 뿐인데 소비자의 돈으로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리며 손쉽게 부당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사회에 환원해 공익사업에 쓰거나 소비자의 몫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최민지 김유경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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