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회 예결위 의장석 점거(종합)

민주당이 17일 한나라당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강행 시도에 반발, 예결위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연말정국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5분께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의원 40여명이 회의장으로 진입,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여당 단독의 계수조정 소위 구성을 저지키 위해서다.

이후 민노당 의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 민주당의 실력저지에 동참했으며, 위원장석 주변에선 여야 의원들이 대치하며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특히 민주당 이시종 의원은 위원장석에 앉는 등 ‘사회권 무력화’에 나섰고 같은 당 송영길 이용섭 이춘석 의원 등 10여명이 이 의원의 주변을 에워싸 엄호했다.

이에 심재철 예결위원장은 위원장석 옆에서 마이크를 들고 “여야 간사들은 점거하고 있는 분들을 다 내보내달라”면서 “소위 구성조차도 못하게 하는 게 될 법이나 한 말이냐. 대한민국 국회가 이 정도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여야간 날선 공방이 1시간가량 이어지면서 즉각 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하자는 한나라당과 여야 영수회담 이후 논의하자는 민주당의 입장차는 한치도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여야 의원들에 둘러싸인 심재철 위원장은 10시44분 “성원이 됐으므로 회의를 시작하겠다. 간사간 협의를 통해 정회를 선포한다”며 의사봉 대신 주먹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개회와 정회를 동시에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 20여명을 뒤로 한 채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결위 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1차 충돌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앞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계수조정 소위 구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야당이 계속 반대할 경우 일단 우리 만으로라도 소위를 구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영수회담 이후 4대강에 대해 민주당이 요구한 국민적 요구사항에 대한 해법을 찾은 뒤에 구성해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며 “한나라당이 오늘 소위 구성을 날치기하듯 결행한다면 민주당은 좌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e-mail]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