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증권가는 여전히 최종 결과를 점치기에 주저하는 분위기다. 두 후보를 놓고 객관적 경력부터 정치적 인맥까지 모두 따져가며 저울질하고 있지만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내주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단일 후보를 선정한다. 이 후보는 금융당국과 대통령 승인을 모두 거쳐 차기 거래소 이사장에 오를 수 있다.
당초 증권가는 지금쯤 인선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동걸ㆍ김봉수 두 후보가 끝까지 승리를 장담하고 있어 이런저런 관측만 무성할 뿐이다.
앞서 4일엔 이동걸 부회장이 면접심사에서 만장일치 추천을 받았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결국 거래소가 직접 나서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면서 이는 오보로 밝혀졌다. 반대로 은행맨인 이 부회장보다 증권맨 김 회장이 경력으로 우위에 있다는 보도도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번 인선에서 눈여겨 봐야 할 변수는 해당 증권사가 보유한 거래소 지분율이다.
초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선출 당시 박용만 전 증권업협회 부회장이 일부 대형 증권사를 발판으로 유력후보로 떠올랐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증권업계에서 두루두루 지지를 받은 황건호 회장이 뽑힌 것이다. 다만 현재 거래소 지분구조는 우리투자증권 4.60%에 이어 대우증권(3.23%), 대신증권(3.22%) 순으로 대형사 지분율이 절대적이다.
공이 청와대로 넘어갔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인선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사전 조율로 대통령이 임명했던 전례와 비교하면 이번 인선은 절차적 선임 과정을 모두 거쳤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한 전형적 TK(대구ㆍ경북) 인사다.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모교인 고려대 출신인 점이 주목받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윗선과 관계가 무난한 편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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