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깨진 여야의 대화

민주, 예결소위 구성에 반발해 의장석 점거
한나라, "폭력 농성 당장 풀어라"
민주, "협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여야의 대화 분위기가 하루만에 깨지면서 국회 파행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오전 10시경 한나라당의 일방적 예산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반대하며 예결위 위원장석을 점거했다.

위원장석을 점거한 이시종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여당 대표가 야당 대표와 대통령의 3자회담을 제의해 놓고 뒤로는 예산 강행처리를 강행하고 있다"며 "예산 심사는 회담 결과를 보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점거 이후 회의장을 찾은 심재철 예결위 위원장과 한나라당 예결위 위원들은 민주당을 비난했다.

심 위원장은 "계수소위를 만들자고 하는데 어떻게 이것을 막을 수 있냐"며 "대한민국 국회가 이것 밖에 안되느냐. 예산이 망가져도 상관이 없다는 거냐"며 지적했다.

이에 이시종 간사는 "회담제의를 했으면 결과를 두고봐야 하는 것이 순리아니냐"며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를 하려고 하니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점거를 하게 됐다"고 반박했다.

각 당의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서로를 비난했고 순식간에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나라당 예결위원인 김성식 의원은 "예결위원이 아닌 민주당 의원들은 당장 여기를 나가라"며 "지금 일부러 파행을 조정해서 지방선거때 이득을 보겠다는 의중을 모를줄 아느냐"고 소리쳤다.

상황을 1시간 동안 지켜보던 심 위원장은 10시 40분 의장석의 옆자리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44분에 정회를 선언했다. 심 위원장은 의사봉을 뺏겨 주먹으로 탁자를 대신 두르렸다.

이 후 각 당은 오후에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앞으로의 향방을 논의했다.

민주당은 의장석을 점거한 예결위원회 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가졌다. 민주당은 이번 상황을 똘똘뭉쳐서 나갈 것을 다짐하면서 장기 농성을 준비했다.

한나라당은 점거당한 회의실의 바로 옆 회의실에 모여 상황을 논의했다. 이들은 하루빨리 예산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예산 국회가 파행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농성을 한나라당이 힘으로 제압한다면 미디어법의 파행이 반복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무시하고 예산을 처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자체적 수정안을 만들어 전체회의에서 예산을 의결 할 수 있다"며 "정말 시간이 없으면 이 방법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주경제= 팽재용 기자 paengm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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