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의 하나로 합병을 제시, 그동안 시장에 무성했던 가능성을 구체화시켰다. 이에 대해 금융권도 '합병 후 지분 매각' 방안을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가운데 2개 기관이 합쳐지면 투자 매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의 조속한 매각을 위해 다양한 매각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공자위는 이날 열린 제8차 회의에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66% 중 경영권 매각에 필요한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소수 지분을 조속히 매각하고 지배지분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매각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지난 16일에는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정부가 합병 등 모든 방안을 놓고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해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은 전날보다 3.92% 하락한 1만4700원을 기록했다. 이 날 종가 기준 우리금융의 지배지분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경우 7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금융의 덩치가 큰 만큼 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 봤다. 하지만 유력 합병 대상으로 꼽히는 하나, KB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우리금융을 주식 맞교환을 통해 '대등 합병'하면 정부의 지분은 낮아지게 되고 투자 매력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 대신 민간 금융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진정한 의미의 민영화' 여부를 놓고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후 경영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시장은 그러나 합병 후 예상되는 주가 상승을 고려한다면 공적자금 회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고 지분 매각도 쉬워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은 중장기적인 성장성이 없는 산업이지만, 만약 2개 기관이 합쳐지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영업력도 좋아져 투자 매력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이 아직 타은행과의 합병을 통한 민영화에는 여전히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내지 감독당국도 우리금융을 이용한 은행 산업재편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 연구원은 "조기 민영화 기대 논리보다는 수익성 복원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 효과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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