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항공사들이 국제선에서도 저가 운임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기로 한 만큼, 서비스를 무기로 한 기존 항공사들의 시장을 얼마나 빨리 잠식할지 주목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국제선 취항으로 경쟁 가속화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는 21일부터 인천~방콕을 오가는 항공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에 출발하는 이 노선에는 180석 규모의 최신 기종(B737-800)을 투입해 역시 낮은 요금을 장점으로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동남아 관광의 중심 도시인 만큼,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는 이와 함께 낮은 비용으로 해외 여행을 원하는 젊은 층과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중국 마카오와 웨이하이, 일본 오사카 등으로 노선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진에어는 국제선 취항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창사 3년만인 내년에 영업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달 27일부터 김포와 오사카를 오가는 항공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김포~오사카는 올 3월 인천~오사카와 인천~키타큐슈 노선, 4월 인천~방콕 노선에 이은 제주항공의 네 번째 국제선 취항이다.
저가항공사로는 처음으로 국제선을 띄운 제주항공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해외로 나가는 것은 국제노선이 비용은 국내선과 큰 차이가 없지만,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 항공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월한 것도 한 이유다. 예컨대 이날 취항한 김포~오사카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왕복 기준) 운임이 32만원인 반면, 제주항공은 최저 12만원에서 최고 26만원을 적용했다.
가장 먼저 예약하는 고객에게는 12만원에 티켓을 판매해 8단계에 걸쳐 요금을 올리는 ‘얼리버드’(early bird) 방식으로, 예약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은 내년 초부터 국제선에 진출한다. 내년 2월 들여오는 비행기를 투입해 3월 부산~후쿠오카 노선을 시작으로 4월에는 부산~오사카 노선에 취항한다.
지리적으로 부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를 연결함으로써 관광 수요 증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군산에 기반을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면허 취득이 완료되는 대로 연말부터 인천~쿠칭(말레이시아) 노선에 주 2회 전세기를 띄울 예정이고, 아울러 인천~고치(일본) 취항도 준비 중이다.
한편 일본의 저비용항공사 JAL 익스프레스, 필리핀 제스트에어 등 외국항공사들은 관광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아시아 저비용항공사의 등장
저가항공 시장의 성장은 1960년대부터 사우스웨스트(Southwest), 이지젯(Easy Jet) 등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주로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폴 등의 저비용항공사들이 생겨났다.
영국 컨설팅 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는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97개 국적의 승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세계최고 LCC 순위 1위는 에어아시아(Air Asia), 2위 에어베를린(Air Berlin), 이어 이지젯(Easy Jet), 제트스타(Jetstar), 버진블루(Virgin Blue) 등 순이다.
에어아시아는 ‘Now Everyone Can Fly’라는 기업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항공 마일리지, 공항 라운지 등 대신 기본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며 고객 만족 서비스에 노력했다.
에어아시아는 최초로 짐 없이 여행하는 승객을 위해 온라인 셀프 체크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3년 8월에는 세계 최초로 항공권 핸드폰 예매를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아시아 저비용항공사의 허브기지로 만들고자 하는 국가적인 지원 아래 2006년 저비용항공 전용 공항 설립을 추진했다.
현재 에어아시아와 함께 동남아시아지역의 판세를 쥐고 있는 저비용항공사로는 싱가포르의 타이거항공과 호주 콴타스항공 계열의 제트스타(Jetstar) 등이 있다.
이중 제트스타는 원거리 노선에 공격적으로 진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08년 오사카~시드니 운항을 시작으로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뉴질랜드 등을 취항하고 있다. 제트스타는 동남아시아구간은 별도 법인인 제트스타아시아가 운영하고 있다.
방콕=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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