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선 집중 영업전략 주효…기술력도 뒷받침
대우조선해양의 뒷심이 무섭다. 이달에만 드릴십(심해 원유시추선) 2척, 반잠수식 시추선 1척, 로로컨테이너선(자동차·컨테이너 등 다양한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선박) 4척, 해상충력발전기 설치선 3척 등 총 10척(23억5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올해 총 19척, 31억 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현대중공업(22억 달러)을 제치고 신규 수주 부문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게다가 20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10척 안팎의 탱커선(원유운반선) 및 LNG선 수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거침없는 수주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지난해(총 58척, 116억 달러)와 비교해 초라한 성적이지만 최악의 시황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액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대우조선이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조선 시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올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신규 수주 실적이 전무했다. 지난해 ‘매출 10조-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세계 2위의 조선업체로 도약한 명성이 무색할 정도.
하지만 지난 6월 세계적인 해양구조물 운송, 설치 및 제거 전문 회사인 네덜란드 히레마로부터 바지선 1척을 수주하며 본격적인 수주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그리스 선사인 아티카그룹으로부터 여객선 2척을, 10월에는 초대형 벌크선 4척을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하며 신규 수주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대우조선이 최악의 시황에도 이 같은 성과를 거둔 이유는 특수선박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한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우조선이 올해 수주한 선박은 벌크선 4척을 제외하고는 모두 특수선이다.
이에 대해 황태진 대우조선 전무는 "시장의 수요가 살아있는 특수선박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며 "상선 시장에 비해 특수선 시장의 수요가 살아있다"고 밝혔다.
또한 LNG선·드릴십·잠수함·크루즈선 등 다양한 선종을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도 위기에 빛을 더욱 발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LNG 재기화 선박(LNG-RV)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조선업계에서 가장 먼저 LNG선 연간 14척 건조 체제를 완비했다. 또한 같은 해 대우조선이 설계한 차세대 초대형 21만㎥급 LNG선이 표준으로 채택됐다.
현재 세계에서 운항중인 430여척의 초대형유조선(VLCC) 중 18.6%인 80여척이 대우조선이 건조한 선박이다.
함정사업 분야에서도 대우조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잠수함을 자체 건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총 9척의 전투잠수함을 건조했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안 해상 유전지대의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각종 고정식 플랫폼과 하부 구조물인 대형 자켓들을 턴키 베이스로 수주해 생산하고 있다. 또한 현지 해상설치와 연결 작업,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높은 품질과 정확한 납기로 수행해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에 힘입어 대우조선은 지금까지 14척의 드릴십과 2척의 승강식 시추선을 건조하는 등 축적된 시추선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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