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라진 美 브랜드 9선

경기침체로 기업 파산이 급증하면서 사라진 브랜드도 적지않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이 일부 사업 부문을 축소하거나 정리하는 구조조정에 나선 탓이다. 미국 대표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는 8개 브랜드 가운데 시보레와 캐딜락, 뷰익, GMC 등 4개 핵심 브랜드만 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새턴과 폰티악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브랜드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CNN머니는 18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다 올해 사라진 브랜드 9개를 꼽았다.

◇서킷시티
60년 역사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시티'는 지난해 말 파산선언과 함께 다시 볼 수 없는 브랜드가 됐다. 서킷시티의 몰락 요인은 물론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급감이다. CNN머니는 수년간 누적된 경영 오판도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 2007년 이 회사는 수천명의 숙련된 판매사원을 해고하고 빈 자리를 값싼 인력으로 채웠다. 그 결과 고객들의 충성도는 추락했고 경쟁사인 베스트바이만 반사이익을 챙겼다. 전자제품 유통시장에 발을 들인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저가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서킷시티 트레이드마크와 도메인은 지난 4월 온라인 소비가전 직접판매업체인 시스테맥스가 인수했다.

◇새턴ㆍ폰티악ㆍ사브
GM 브랜드 3개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새턴'은 1990년 중소형 수입차의 대항마로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에 불어닥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열풍이 역풍이 됐다. 새턴은 2010년형 모델을 끝으로 20년 생애를 마감한다.

근육질의 고출력 차량인 '머슬카(muscle car)'의 대표 브랜드 '폰티악'도 GM의 전략 브랜드에서 제외됐다. 1926년 탄생한 폰티악 브랜드는 GTO와 파이어버드 등을 통해 한때 미국 머슬카시장을 석권했지만 최근 판매 실적은 1970년대에 비해 70% 급감했다. GM은 내년 말까지 폰티악의 모든 생산라인을 정리할 계획이다.

GM의 스웨덴 자회사 '사브'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지난달 스웨덴 자동차 메이커 쾨닉세그는 사브 인수를 끝내 포기했다. 그나마 중국 자동차업체가 일부 모델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인수해 사브의 명맥을 잇게 됐다.

◇코다크롬
미국 필름 메이커 이스트먼코닥의 컬러필름 브랜드 '코다크롬'도 역사 속에 묻히게 됐다. 1935년 첫 선을 보인 코다크롬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최초의 컬러필름으로 통한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가 급부상하면서 코다크롬의 매출도 급감했다. 생산중단 결정이 내려진 지난 6월 회사 전체 매출 중 코다크롬의 매출 비중은 1%를 밑돌았다. CNN머니는 그러나 코다크롬이 1973년 폴 사이먼이 만든 같은 이름의 노래를 통해 어떤 브랜드보다 더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디포엑스포
미국 최대 건축자재업체 홈디포의 '홈디포엑스포' 브랜드도 주택경기 침체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1990년대 초부터 주택 리모델링 장비를 판매해온 홈디포엑스포는 한 때 손수 작업하기를 원하는 'DIY(Do it Yourself)족'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실적악화로 홈디포가 꼽은 핵심 사업부문에서 제외됐다.

◇구어메이
요리전문지 '구어메이(Gourmet) 매거진도 11월호를 끝으로 폐간됐다. 구어메이는 1940년 창간돼 한 때 100만명에 가까운 정기구독자를 자랑했던 미국 최장수 요리 잡지다. 그러나 광고수입 급감과 디지털미디어와의 경쟁 심화로 출판기업 콘데나스트는 결국 구어메이를 포함한 4개의 잡지를 폐간하기로 했다. 잡지는 더 이상 나오지 않지만 구어메이의 요리법은 온라인 사이트(Epicurious.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NN머니는 이밖에 색조화장품 브랜드인 '맥스팩터'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디지털 백과사전 'MSN엔카르타'도 미국인들이 한때 사랑했지만 올해 사라져 버린 브랜드로 꼽았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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