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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
당분간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미국에서부터 시작되는 기회요인과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험요인간의 힘겨루기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소비가 살아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를 포함해 남유럽 국가들로 재정적자에 따른 문제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소비가 추세적인 회복세로 진입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말 소비가 살아나며 미국소비가 예상보다 긍정적임을 확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완화되고 있는 고용조정, 감세정책 등 우호적 환경, 그리고 자산가격 회복 때문에 미국가계 소비여력이 충분해진 것이 강한 미국 소비를 지지하고 있다. 신차지원 정책 소멸 이후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미국 자동차 판매는 강한 미국 소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 새로운 걱정거리는 유럽,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지나친 재정적자가 문제인데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이내, 정부부채를 GDP의 60%이내에서 관리해야 하지만, 그리스는 이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은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그리스가 다른 국가보다 문제가 더 심각할 뿐이다.
주요 신용평가 기관들은 재정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피치, S&P에 이어 무디스까지 그리스 신용등급을 A등급 이하로 하향할 경우 그리스는 국채를 담보로 유럽중앙은행(ECB)로부터 차입하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문제들은 총체적으로 유로화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남부유럽 국가와 동유럽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처럼 ECB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에 강한 구원의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는 기대도 약하다.
그리스에 시작된 문제가 확산되면 위험자산 기피현상과 유럽뿐 아니라 신흥국에 대한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들이 증시 수급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는 증시에 악재일 수 밖에 없다.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의 한 축인 유럽경제가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부정적이다.
최근 미국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것과 달러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황상 FRB의 금리인상이 지연되어도 ECB나 일본은행(BOJ)보다 더 늦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금리차에 따른 달러약세(달러 캐리 확산) 가능성도 낮게 평가된다.
이러한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 이런 원화 약세로 미국 소비회복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리스발 유럽 불안요인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들의 수익환경은 오히려 개선될 여지도 있는 것이다.
유럽발 악재의 영향으로 당분간 시장은 조정압력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 개선과 환율 매력 부각이라는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기 보다는 매수 시점을 모색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악재에 더 민감해지기 보다는 미국에서 들려오는 새로운 긍정적 소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코스피는 1700선에 대한 시도가 당분간 꾸준히 이어질 예상이다. IT, 자동차 등 수출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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