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相生), '서로 상'과 '날 생'으로 조합된 이 단어는 올 한해 국내 경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고,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내수경기 마저 위축되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우리 기업들은 나 혼자만 살아남겠다는 개인주의적인 경영활동 보다는 회사와 근로자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업체 사이에 중장기 발전을 도모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제2의 IMF'가 올 수 있다던 한국 경제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먼저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대기업들은 서비스나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규모의 기업들과의 상생을 위해 단가 인하 요구를 최소화 했다. 일부 기업들은 입찰방식을 '최저입찰제'에서 '종합평가제'로 바꿔 협력업체들의 제살깎기 경쟁을 지양했다.
또한 단순히 부품을 납품받는 관계를 넘어 장기적으로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역량을 모았다. 협력업체의 기술 개발은 물론 인재 교육, 자금 보조에 이르기 까지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기 위한 대기업들의 활동은 예년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그리고 이는 결국 부품 및 서비스 공급 업체의 경쟁력을 키우고 제품 수준을 높혀, 대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더욱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발판이 됐다. 일부 업체들은 회사간 인력을 하나로 묶어 TF팀을 만들고 기술.서비스 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등 기존에 인식되던 상생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 역시 이같은 기업들의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8일 "지속적인 현장방문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약을 통해 상생의 하도급 문화를 정착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끊임없는 상생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노사 상생 문화도 한단계 진화했다.물론 일부 특수한 사정에 있는 기업들의 분쟁은 그 수위가 한층더 격화됐다. 지난 7월 비정규직 관련법 시행과 최근 까지 이어진 복수노조 및 전임자 임금과 관련해 노사간 이견 대립이 치열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투쟁과 반목, 상호 불신 일변도의 노사간 대립구도를 크게 개선했다. 파업일수는 지난해에 비해 4분의 1로 크게 줄었다. 노사화합 선언도 줄을 이었다. 위기에 하나로 뭉쳐 더욱 강한 힘을 보여온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 대기업의 노조 관계자는 "올해 초 위기가 심화되면서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있다'는 인식이 노조원 사이에 공감을 형성했다"며 "회사 발전을 위해 사측과 대화와 협력에 나선 결과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욱 협력할 수 있는 디딤돌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노·사, 대·중소기업간 상생은 올해 국내 산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키워드였다. 이에 아주경제는 대표적인 상생기업을 꼽고 이들의 상생 활동을 소개한다.
◆ 어떻게 선정했나?
- 경제전문가ㆍ소비자 3152명 설문조사
이번 조사는 아주경제신문과 아주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경제전문가(1036명)와 소비자그룹(2116명) 등 3152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설문조사한 결과다. 각 부문별로 그래프안의 기업별 수치는 응답률을 나타낸다.
<표> 올해의 상생경영 기업
업종 기업
그룹 한화그룹
조선·중공업 STX
에너지 GS칼텍스
화학·섬유 코오롱
생활산업 애경
금융 수출입은행
다국적기업 에스오일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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