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 印 경영인 전성시대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대표적인 인도 출신 경영인이다. 인도 이민자이면서 여성인 그가 2006년 세계 굴지의 음료기업 수장이 된 것은 다문화ㆍ다인종사회인 미국에서도 적잖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미국 기업에서 인도 출신 경영인을 보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미국의 이민자 기업인들에 관해 쓴 '이민자 주식회사(Immigrant, Inc.)'의 저자인 리처드 허먼은 "미국 기업 고위직에 오르는 인도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인도 이민자들이 미국 기업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교육수준이 높고 영어구사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이와 같은 외국 출신 기업인이 미국 기업 수장에 오르는 것이 최근 새로운 경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기업 혁신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이 '독특한 문화'를 가진 외국인들과 뒤섞여 다양한 문화에 노출되는 것이 문제해결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먼은 "미국 기업을 이끌고 있는 외국 출신 CEO의 수는 여전히 적지만 10년 전 인도 출신 미국 기업 수장이 거의 제로(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1일(현지시간) 매출 규모가 20억 달러 이상인 미국 대기업 8곳을 이끌고 있는 인도계 기업인들을 소개했다.

◇인드라 누이(펩시코)
인드라 누이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모토롤라, 엔지니어링 기업인 ABB를 거쳐 1994년 펩시코에 합류했다. 2001년 펩시코의 2인자로 자리를 굳힌 그는 외식사업부를 매각하고 음료업체 트로피카나와 시리얼 메이커 퀘이커오츠를 연이어 인수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누이는 2003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꼽은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인에 선정돼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미국ㆍ인도 기업협의회 회장으로 미국과 인도 기업인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비크람 팬디트(씨티그룹)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CEO도 누이만큼이나 미국 기업가에서는 거물로 통한다. 그는 씨티그룹에 합류하기 전 모건스탠리에서 투자은행ㆍ채권ㆍ자본시장 부문 대표를 지냈다. 헤지펀드인 올드레인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컴럼비아대와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프랜시스코 드수자(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스)
인도가 정보기술(IT) 강국인 만큼 미국 IT기업에도 많은 인도 이민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올해 40살인 프랜시스코 드수자 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솔루션스 CEO다. 포브스는 연초 코그니전트를 40세 이하 CEO가 이끄는 미국 최대 상장기업으로 선정했다. 당시 코그니전트의 시가총액은 57억 달러로 평가됐다. 케냐에서 태어난 드수자는 1994년 코그니전트에 합류, 3년만에 북미 사업부문 대표에 오른 데 이어 2003년 최고운영책임자(COO), 2007년 CEO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했다.

◇샨타누 나라엔(어도비시스템스)
컴퓨터 소프트웨어 메이커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엔 CEO는 실리콘그래픽스(SGI)와 애플을 거쳐 1998년 어도비에 영입됐다. 그는 어도비의 대표 프로그램인 포토샵과 플래시 등을 개발한 주역으로 손꼽힌다. 경기침체로 경영난이 심한 가운데도 최근 웹분석업체인 옴니추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2006년 34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마크로미디어를 함께 이끌고 있으며 어도비 합류 전 디지털사진 공유프로그램 개발업체 픽트라를 공동창업하기도 했다.

◇수리아 모하파트라(퀘스트디아그노스틱스)
의료장비업체 퀘스트디아그노스틱스를 이끌고 있는 수리아 모하파트라는 성장 전략가로 명성이 높다. 1999년 COO로 퀘스트에 첫 발을 디딘 그는 인수합병(M&A) 욕심이 많다. 그가 M&A를 위해 조달한 자금만 7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는 모하파트라는 유전자 검사와 임상실험 분야로도 발을 넓혔다.

포브스는 이밖에 사운드시스템 메이커 하먼인터내셔널의 디네시 팔리왈, 연구시약 생산업체 시그마알드리치의 재이 나가르카티, IT기업 LSI의 아비지 탈워커 CEO 등을 미국의 주요 인도계 기업인으로 꼽았다. 자금난에 몰린 미국 기업들의 생명줄을 쥐고 있던 닐 카시카리 전 재무부 금융안정 차관보도 인도계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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