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무파업합의, 노조원 결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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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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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 단체협상안 오늘 찬반투표
-'합의안은 최대 성과'... 긍정적 여론 우세

1994년 이후 15년 만에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를 이뤄낸 뒤 23일 조합원 투표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연내 타결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견해가 다수여서 노사 잠정 합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계파가 이해득실을 따지며 움직이는 현대차 노조 특성상 단언하긴 이르다.

이미 21일 잠정합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일부 강성 조합원들이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22일에는 민주노동자회, 금속민투위(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현장노동자평의회 등 강성 노선인 일부 현장노동조직이 “안정적 임금을 포기한 잠정합의안”이라며 재협상을 촉구하며 부결운동에 나섰다.

반면 집행부는 ‘현대중공업의 벽을 넘었다’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연내타결의 약속을 지켰고 역대 최대의 성과를 얻어냈다”며 “잠정합의안을 보면 1700만원 상당(조합원 1인당) 수준으로 중공업 보다 70여만원 이상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연내 타결에 무게를 두는 조합원들이 다수여서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반 찬성이 불발될 경우 임단협을 다시 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노조 내부에서 반발이 일어 내홍을 겪게 될 우려도 있다. 지난 6월 집행부가 노노갈등으로 총사퇴한 경험이 있는 노조원들로서는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인식은 조합원들의 목소리에서도 감지된다. 자신을 ‘조합원’이라고 밝힌 이는 금속민투위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국민들에게 손가락질 그만 받고 싶다. 무조건 반대를 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번 합의안은 누가 봐도 최대의 성과다”라며 “조금 더 어른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성숙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달마대사’라고 밝힌 조합원은 전국금속노조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집행부 흔들기는 제조직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수도 있”다며 “현대차 조합원들이 제조직이 흔드는 대로 움직이는 형편없는 바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단협 타결로 인해 제조직들은 자기 전망을 재정립하고 조직간의 대립구도를 청산해야”한다며 “과거의 관행대로 간다면 제조직의 균열이 예상보다 훨씬 가속화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최대 조직인 현대차지부가 역대 최고 수준인 1인당 1700만원 안팎의 인센티브를 받아낸 임단협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가 어느 쪽으로 결론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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