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CEO-글로벌경영) 정몽구 회장 “글로벌 현장에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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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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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단연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글로벌 현장에서 직접 부딪혀 가며 그곳에서 해결책을 찾으라는 화두를 새해 벽두부터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위기에서의 생존’을 화두로 내세우며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판매확대만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판매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가별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차를 경쟁업체 보다 한발 앞서 개발하고 공급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스스로 실천해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방러 수행 이후 5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지난 2월3일 글로벌 현장경영에 시동을 건 것이다. 정 회장은 당시 유럽총괄법인과 러시아 판매법인을 차례로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독려했다.

   
 
지난달 11일 중국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사진 가운데↓)/현대.기아차 제공

같은 달 정 회장은 미국의 자동차전문 월간지인 모터트렌드 2월호에서 ‘글로벌 자동차업계 파워리스트’ 6위에 올랐다. 지난해 40위권에서 1년 만에 ‘톱10’에 진입한 것이다. 실무를 직접 챙기는 정 회장 특유의 경영 방식 덕분에 혼다를 제치고 세계 5위 자동차 업체(판매량 기준)에 오른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유럽 출장을 마친 정 회장은 보름 뒤인 2월 2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대차 미국 심장인 ‘앨라배마’ 공장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정 회장은 기아차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과 LA 현대기아차 법인을 방문해 ‘제네시스’의 판매전략을 점검하고 신형 에쿠스의 미국 진출 계획도 모색했다. 당시 현대차는 실직시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으로 미국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의 호주 방문에 수행했던 정 회장은 6개월 후인 8월 25일 미국을 다시 방문했다. 양산을 앞두고 있던 기아차 조지아 공장(KMMG)과 현대차 앨라바마공장(HMMA)의 생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판매현황도 점검했다. 

가슴 저리는 일도 있었다. 지난 10월 6일 부인인 이정화 여사가 담낭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것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슬픔을 가슴에 묻고 같은 달 27일 전용기편으로 인도로 날아가 기술연구소와 공장을 방문해 현지 전략차종 개발을 강조하고, 판매를 독려했다. 현지 공장에서는 품질경영을 강조했다.

지난달 11일에는 올해 들어 급격히 성장한 중국을 방문했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의 판매 현황을 직접 챙기고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9월까지 모두 41만2399대를 팔며 전년 동기대비 40%나 실적이 늘어 판매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시 정 회장은 수요 증가에 대비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제3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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