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기업이다. TV·휴대폰 등 완성 전자제품은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품질과 디자인을 인정받고 있다. 반도체와 LCD 등 주요 부품 산업에서도 최강자다.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0조원,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는 직원 수는 8만4000여 명에 달한다. ‘매머드’ 급 덩치를 갖고 있는 만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수출액은 59조7000억원.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1%에 달한다. 한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도 7%를 넘어선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80% 이상이다. 국내외 환경 상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선봉에 서있다.
삼성전자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과 가계 역시 상당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및 계열사의 협력업체 수만 해도 1350개에 달한다. 삼성전자 사업장 주변 상권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태평로에서 서초동으로 사옥을 옮긴 이후 강남역 4번 출구 일대 상권은 르네상스를 맞았다. 점심시간 주변 식당가는 기존 인파에 삼성맨들까지 가세하면서 줄을 서 기다리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삼성전자 사옥 근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준석씨(34)는 “삼성전자가 이사 온 이후 식당 대기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심시간이 앞당겨졌다”며 “이른 점심시간 때문에 회사 내에서는 일부러 아침을 거르는 동료들이 태반”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수원사업장과 기흥·화성 사업장이 있는 인근은 ‘삼성시’라 불릴 정도다. 삼성맨들로 인해 인근에 상권과 주택가가 생겼다. 도로 등 인프라도 확충됐다. 삼성전자 LCD 공장이 있는 탕정사업장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임금인상이 내년도 도시근로자 가계의 임금총액을 11조~16조원 상승시키고 민간소비를 2.0~2.9%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 박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임금인상으로 올해 고소득층 중심으로 나타났던 소비 확대가 내년에는 중산층 이하 계층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라는 한 기업의 날갯짓이 한국 경제에 따뜻한 훈풍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성과급 지급이 이뤄지면 그 효과는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올해 사상 최대 성적을 낸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최근 수년보다 그 규모가 확연히 커질 것이 확실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사업장 인근 상인들은 내년 성과급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리고 최근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DMC부문장이었던 최지성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돼 삼성전자를 이끈다. 이재용 부사장도 '최고 운영 책임자'(COO) 직을 맡아 회사 경영 전반을 조율한다.
이들의 양 어깨에 달려있는 것은 삼성전자 만은 아니다. 한국 경제 전반 역시 이들의 경영활동에 따라 크게 바뀐다. 삼성전자의 인사에 일반 국민들까지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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