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9 정치⑤)남북관계, 전면대결에서 대화로 반전

올해 남북관계는 위기와 타협의 반전을 거듭했다. 연초 전면대결 양상으로 치닫다가 하반기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로 인해 유화 분위기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였다.

북한은 새해 초인 1월17일 ‘전면전 대결상태 진입’을 선언했다. 잇달아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30일 남북간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합의 무효화를 선언했다. 올 3월 발생한 개성공단 근로자 억류사건은 남북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북한은 미국 오바마 정부와 관계가 악화되자 더욱 강력한 도발에 나섰다. 4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한데 이어 5월에는 결국 2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것. 여기에 6자회담 탈퇴 선언 등으로 핵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덩달아 남북관계는 더욱 냉각됐다.

그러던 북한은 지난 8월 평화공세에 나서기 시작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초청 이후 대미·대남 유화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우선 북한은 남북관계 차단조치로 지난해 12월 시행한 12.1조치를 풀고 억류 근로자를 석방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특사조의사절단을 보내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케 했다.

이러한 화해분위기 속에 남북은 9월 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후 북한은 현대를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의했다. 다만 정부는 민간기업을 통한 회담 제의는 공식 제의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이를 거절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9월 뉴욕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하되 ‘과감하게 협상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북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바겐’ 추진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10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우리 정부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옥수수 1만t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북한이 이를 수락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 10월 이후 물밑에서 이어진 남북간 접촉을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접촉이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11월 발생한 대청해전은 남북간 신뢰가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북핵문제에 있어선 12월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는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북미간 대화가 본격화되면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쳤다. 또 6자회담이 열리면 비핵화 논의 진전에 따라 남북간의 대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8일 북한에 50만명분의 신종플루 치료제를 전달했다. 총 178억원 정도가 소요됐으며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직접 인도적 지원 물자를 북한에 제공한 첫 사례다.

또한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을 연결하는 군 통신 선로교체작업이 마무리 돼 지난 주말 개통됐다. 현 정부 출범 후 남북 관계 악화로 합의 이행이 미뤄졌으나 지난 10월 말 북측에 통신선로 개선 공사를 위해 총 9억5000만원에 달하는 광케이블 등 관련 기자재를 전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가 아직 정상궤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변화의 흐름은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북핵문제에 있어 낙관과 비관의 전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대화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싹트고 있다는 것이다.

현 장관은 또 “2010년엔 우리가 세운 남북관계 원칙의 구체적 모습을 하나둘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리의 주도적 노력을 통해 북핵문제의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같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속도를 어쩌면 더 원활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선 무엇보다 북핵 문제의 진전 여부가 결정적인 변수이기 때문에 내년에 북한이 어떤 대외 정책을 내놓을지가 주목되는 점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