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 '깜빡이는 청신호'

여야, 막판 타결가능성 시사...수공 이자비용 800억 처리 관건

4대강 예산을 포함한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해 여야가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면서 막판 타결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3일 열린 내년도 예산안 처리 협상을 위한 여야 '2+2 회담'에 앞서 한나라당은 4대강 예산의 타협가능성을 시사했고, 민주당 역시 국토해양부 소관의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나타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중에서 (수자원공사의 이자보전 비용)800억원에 대한 일정 부분과 (국토해양부의)3조1000억원에 대해 분명히 양보할 수 있다"며 ""예산심사를 통해 삭감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삭감하는데 한나라당은 동의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6조원 남짓한 4대강 예산 때문에 300조원 가까운 전체 나라살림이 흔들리는 만큼 4대강 예산을 대폭 양보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대폭 양보할 용의가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나라당이 수공 이자보전 비용 800억원에 대한 삭감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동시에 4대강 예산안에 대한 대폭 양보 의사까지 내비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역시 국토해양부 예산 3조5000억원을 1조원으로 깎아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수공 예산 삭감 합의를 전제로 1조5000억원까지 양보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석 민주당 예결위원장은 "모든 예산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며 "액수가 얼마든 4대강을 살린다면 전체 예산 규모 속에서 인정하고 대운하와 관계되는 것은 인정하지 못하는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전 국회에서 4대강 예산 절충을 위한 '2+2회담'의 1차 접촉을 가졌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오후 4시 다시 접촉하는 등 합의점 도출에 진통을 겪었다.

1차 접촉에서 여야 협상대표인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이날 첫 만남에서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비에 대한 이자보전비용 800억원 삭감 문제와 4대강 사업 내용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일단 여야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타결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재개된 협상에서 여야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 단독 처리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국회 예결특위 심재철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이 지금처럼 예결위에 들어오지 않고 폭력적인 상황이 지속되면 연말 마지막에 예산안을 독자 처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미 심 위원장을 포함한 당 계수조정 소위위원들은 이날 닷새째 예산안 자체 심사를 진행했다. 전날까지 감액 부분에 대한 심사를 마친 이들은 이날부터 증액 부분을 심사했다.

이 때문에 이날부터 시작된 여야 협상이 4대강 예산을 포함한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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