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들이 전망하는 미래 정치의 모습은 단일 세계정부다. 유럽공동체(EU)처럼 블록화된 지역 정치경제 공동체들이 연방을 이루고 그 위에 집단지도체제 형태인 해드쿼터가 존재하는 정부 형태다. 일종의 세계 거대 제국의 탄생을 예상한다.
나아가 세계는 민족과 국가, 인종,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시비나 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게다가 극단적으로 발달한 과학기술이 커뮤니케이션 이슈만이 아니라 식량, 주택, 이동, 에너지, 빈부 관련 이슈를 거의 다 해결한다.
세계정부의 초거대 예산 집행은 달이나 화성에 공장과 신도시를 건설하는 우주 문명 시대를 연다. 미국 네바다 사막 어느 지점에서는 우주 정거장까지 엘리베이터가 건설되어 행성간 물류센터가 생긴다.
초소형 초고속 초거대 용량의 디지털 장비는 지구촌 구석구석은 물론 바다 밑 심연, 심지어 맨틀 층 아래 외핵과 내핵의 움직임까지 실시간 감시하고 태양계를 가시권에 불러 들인다. 데이터들이 양자(量子) 단위로 저장되어 지구와 우주 각지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장면들이 TV로 생중계 된다.
세계 연방정부의 바다 탐험 프로젝트를 다룬 드라마
이 모든 일을 위한 자원의 집중과 효율적 배분, 활용, 효과적 의사결정은 단일 세계 정부 시스템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세계 단일 정부론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이런 하찮은 논란을 넘어 선다.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므로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순리론(順理論)이다.
실제로 세계 단일정부의 집행부는 국제연합(UN), 재무부서는 세계은행(IBRD)이, 국방부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과학기술부서는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입자물리 연구소(CERN) 등이 맡으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세계 정부의 지방자치단체는 유럽연합, 동남아시아연합, 북미연합, 남미연합, 아프리카중동연합 등이 될 것이다.
세계 단일 정부는 완전히 효율화된 정치, 단순 명쾌한 세계 정부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런 정부 시스템 아래서 인간은 주로 듣고 보고 알아서 판단 하는 일을 하고 실행은 컴퓨터와 로봇이 한다. 인간들의 남아도는 시간은 행성여행, 지식활동, 정치, 예술, 기술개발, 사이버 커뮤니케이션, 웹 서핑, 스포츠와 오락, 섹스 등에 쓰일 것이다.
인간도 동물이라 이기적 생존 본능과 종족 번식 본능을 갖추었으므로 남 일에 시비 걸고 다른 종족들에게 으르렁 댈 권리를 타고 났을 것이다. 인류사 전체를 걸쳐서 인간들은 ‘나는 나, 너는 너’ 경계를 긋고 ‘나 살고 너 죽자’고 아등바등 싸워왔다. 다른 편과 죽기 살기 싸우다 승리하면 논공행상(論功行賞)을 다투며 더 큰 싸움을 벌였다. 배 부르면 배 부르다 싸우고 배 고프면 배 고프다 아귀다툼이다. 그나마 관념(觀念)이건 실재(實在)건 ‘신’(神)에 대한 두려움이 진정제 역할을 했음직하다.
세계 단일 정부 시스템 전망이 100년 후엔 현실이 될 지, 되려 정반대로 마을 단위 자치 부족 시스템이 될 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 마음 속을 파고 드는 위기의식과 불안이 집단간, 세력간 갈등으로 더욱 증폭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념 지상주의와 지역 이기주의, 기득권 유지와 출세 지상주의, 남 탓 제일주의에 집착한 국내외 못난이들의 생 쇼를 보며 우울하게 사느니 차라리 생체칩을 심고 세계 단일 정부의 시민이 되고 싶다.
어떤 정부건 과학기술 발달과 효율적 자원 배분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켜 먹고 살 걱정만 없애 준다면 하루 하루 태평하게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꼴 보기 싫은 정치가와 관료들에게 고언(苦言)한다. 국민 대다수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다. 낡아빠진 편 가르기는 더더욱 아니다. 생존 걱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개인으로 즐겁게 살다 가기다. 남북은 물론 세계 공통의 민심(民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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