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규모 분양시장이 섰지만 청약시장은 추운 날씨 만큼이나 냉랭한 모습이다.
크리스마스와 신정 연휴를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연말 분양시장에서 천안에서는 '청약률 제로'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수원 아이파크 시티가 3순위에서도 미달하는 등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양도소득세 감면 시한(2010년 2월11일)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물량은 쏟아지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오히려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불과 얼마전만 하더라도 열기를 내뿜던 청약시장도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27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LIG건설이 지난 23~24일 이틀간 진행한 서울 망우동 '중랑숲 리가' 1·2순위 청약접수에서 381가구를 모집했지만 절반 이상인 203가구가 미달됐다.
24일 3순위 청약을 접수한 현대산업개발의 수원 아이파크시티 2차(C4·C2 2개 블록) 역시 2014 가구를 모집했지만 917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총 분양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5.5%가 미분양으로 남은 것이다.
C4블록에서 602가구, C2블록에서 31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는 등 전체 21개 주택형 가운데 16개 주택형이 미달됐다.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지난 9월 1차 분양 때는 미분양이 거의 없었고 계약률도 현재 95%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지만 이번 2차 분양에서는 예상외로 청약성적이 저조하게 나타난 것이다.
23~24일 이틀간 12순위를 대상으로 청약을 접수한 일신건영의 경기 화성 '봉담 휴먼빌'도 540가구 모집에 6%인 28명이 접수하는데 그쳤다.
이에 앞서 지난 21~23일 순위내 청약을 진행한 김포한강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 역시 1382가구 모집에 6.4%인 89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이후 투자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데다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선택이 폭이 넓어진 실수요자들은 청약대상을 압축하면서 청약률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수도권에서도 광교 등 이른바 인기지역으로 검증된 곳만 청약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는 모습"이라며 "새해 초에도 양도세 혜택을 받기 위한 물량이 대규모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청약시장도 당분간 얼어붙을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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