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광화문통신) 아이폰 국내 상륙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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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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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단일 기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아이폰이 국내 상륙하면서 연일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KT가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이달부터 본격 출시한 아이폰은 한달 만에 17만대가 팔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아이폰의 인기는 국내 이동통신 및 휴대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는 앱스토어와 독특한 디자인,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 등을 무기로 전 세계를 아이폰 열풍에 빠뜨렸다.

휴대폰 콘텐츠 사업을 이동통신사의 영역으로만 여겨왔던 우리나라에서 애플의 앱스토어는 신선한 충격이다.

앱스토어에서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면 그 수익의 70%는 개발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30%는 애플이 챙긴다.

국내에서 콘텐츠 사업은 이통사와 콘텐츠제공업체(CP)의 비즈니스 영역이고 제조사는 이통사의 요구에 맞춰 휴대폰만 만드는 구조다.

따라서 현재 국내 앱스토어는 SK텔레콤, KT 등 이통사들이 직접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만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도 변화의 여지는 충분하다. 업계는 이미 아이폰의 영향으로 이통사 중심의 휴대폰 구조가 제조업체-사용자 중심으로 서서히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이폰의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내 스마트폰 활성화에 초석이 되고 있다.

아이폰의 국내 상륙을 전후해 이통사와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출시 모델을 크게 늘려 전체 단말기 중 30% 정도를 스마트폰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아이폰의 상륙이 국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각종 부작용도 낳고 있다.

외산폰의 인기에 자극을 받은 경쟁사들이 이례적으로 '비교 마케팅'을 실시하며 '아이폰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폰을 국내 단독 출시한 KT의 입장이 곤란해지는 상황까지 왔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삼성전자의 옴니아 패밀리의 장점을 내세우고 아이폰의 단점은 부각시키는 비교 마케팅을 통해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도입한 KT에 대해 노골적인 차별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KT에 공급한 쇼옴니아의 제품 박스에 '옴니아'를 뺀 채 모델명만 표기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앞으로 삼성전자가 KT에 제공하는 단독 모델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KT는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애플의 애프터서비스(AS) 정책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제품이 고장나도 수리가 안되고 중고폰을 조립한 리퍼(재생)제품으로 교환해주는 애플의 AS 정책과 소비자들이 충돌한 것이다.

KT는 아이폰의 인기 만큼이나 AS 문제가 확대되자 당초 리퍼 정책을 일부 수정해 14일 이내에 제품의 하자가 있을 경우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하고 수습에 나섰다.

또한 아이폰의 인기로 KT는 경쟁업체의 시기와 제조업체의 질투를 받는 동시에 보조금 증가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져 4분기 수익성 악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23일 아이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게다가 아이폰 열풍으로 KT는 일반 휴대폰의 판매가 줄면서 악성 재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아이폰에 대한 보조금까지 축소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 차기 모델에 대한 국내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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